[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해 메이저리그 전반기는 애런 저지의 시간이다.
저지의 폭발적인 대포를 장착한 홈런 군단 뉴욕 양키스가 전반기 내내 7할대 승률로 고공비행하자 뉴욕 팬들은 열광하고 있다. 저지는 올스타 팬투표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저지의 뜨거웠던 대포가 갑자기 식은 느낌이다. 아울러 양키스도 최근 연패가 잦아지면서 7할대 승률도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
양키스는 11일(이하 한국시각)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6대11로 패했다. 전날 보스턴에 패했으니, 7월 들어 벌써 두 번째 연패 기록이다. 승률도 0.709(61승25패)로 악화됐다.
이날도 저지의 홈런포는 침묵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친 뒤 4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나 5타수 1안타를 마크했다. 시즌 30호 홈런을 터뜨린 게 지난 7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이었다. 7월 9경기에서 1홈런, 6타점을 보태는데 그쳤다. 이 기간 타율은 0.229(35타수 8안타). 시즌 타율은 0.283, OPS는 0.971로 하락했다. 6월 30일 기준 타율은 0.290, OPS는 1.001이었다.
일시적 부진인지는 조금 두고보면 알 일이지만, 추격자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이날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2위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강타자 카일 슈와버다.
그는 이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회 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28호째를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 선발 안드레 팔란테의 한복판 직구를 걷어올려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저지와는 불과 2개차다.
슈와버는 6월에만 11개의 홈런을 날렸고, 7월 들어 10경기에서 6개의 아치를 그렸다. 페이스가 좋다. 남은 전반기 일정은 양키스와 필라델피아 모두 6게임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슈와버가 저지를 따라잡을 수도 있다.
슈와버는 전형적인 '모 아니며 도' 스타일이다. 올시즌 삼진을 벌써 106개를 당했다. 최다 순위 전체 3위다. 통산 삼진율이 28.0%인데 올시즌에는 29.0%에 이른다. 타율은 2할2푼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파워 하나는 일품이다. 올해 홈런 20개 이상 친 타자 12명 중 평균 비거리는 413피트로 2위, 평균 타구속도는 107마일로 5위다. 2015년 데뷔 이후 30홈런을 세 시즌이나 쳤다. 지난 겨울 FA 시장서 4년 7900만달러나 받은 이유다.
물론 두 선수는 리그가 달라 홈런왕 타이틀은 각각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언론과 팬들의 관심이 온통 저지의 60홈런 페이스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는 점에서 슈와버가 역전할 경우 저지가 머쓱해질 수 있다. 이날 현재 예상 홈런수는 저지가 56~57개, 슈와버가 52~53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