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2100억 MVP 1루수가 없다고? 모욕적인 사건...그러나 이유가 있다

by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프레디 프리먼은 지난달 29일(이하 한국시각) 에이전트 케이시 클로스를 해고했다.

지난 겨울 원소속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협상 내용을 정확히 전달하지 않은 채 지난 3월 일방적으로 협상 창구를 닫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애틀랜타는 프리먼 재계약이 물건너갔다고 보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1루수 맷 올슨을 트레이드로 재빨리 데려왔다. 프리먼이 다저스와 계약한 것은 '무려' 그 일주일 후다. 애틀랜타와 틀어진 이유가 이미 다저스와 얘기가 끝난 때문이 아니란 게 밝혀진 것이다.

결국 프리먼은 6년 1억6200만달러(약 2100억원)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프리먼측이 설정했던 기준은 물론 객관적 시장가치에도 미치지 못한 조건이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지나간 일이었다.

프리먼은 그런 씁쓸한 사건을 뒤로 하고 다저스에서 기대치를 충분히 채우며 완벽하게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11일 현재 팀이 치른 85경기에 모두 출전한 프리먼은 타율 0.304(336타수 102안타), 11홈런, 54타점, 55득점, OPS 0.875를 마크하고 있다. 내셔널리그 타율 8위, 타점 10위, 득점 6위, OPS 10위에 랭크돼 있다. 도루도 실패없이 7개를 성공시키며 팀 공헌도를 높였다.

그런데 이날 발표된 올스타전 백업 명단(reserves)에 프리먼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올스타전 선수 구성엔 몇 가지 규칙이 있다. 30개 모든 팀에서 반드시 1명 이상 뽑아야 한다. 또 포지션별로 스타팅과 백업을 맞춰야 하고, 선발투수 5명, 구원투수 3명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스타팅 멤버는 팬 투표로 선정된다. 백업과 투수는 선수들 투표로 뽑는데, 규칙에 맞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다시 조정작업을 벌인다.

내셔널리그 선발 1루수는 팬 투표를 통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폴 골드슈미트가 차지했다. 백업 1루수는 뉴욕 메츠 피트 알론소의 몫이었다. 알론소는 타율 0.273, 23홈런, 70타점을 마크하고 있다. 타점은 양 리그 통틀어 1위다. 프리먼이 bWAR(2.6-2.3)과 fWAR(3.0-2.2)에서 모두 알론소를 앞서지만, 선수들은 타점 1위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여기까진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나머지 내야수 백업으로 뽑힐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 자리는 콜로라도 로키스 1루수 CJ 크론이 메웠다. 콜로라도 선수도 한 명을 뽑아야 하는데 돋보이는 야수가 크론 밖에 없었다. 그래도 야수 자리가 남았지만, 이번에는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1명을 뽑아야 했다. 메이저리그사무국은 외야수 후안 소토를 낙점했다. 결국 프리먼을 위한 자리는 끝내 생기지 않았다.

작년까지 4시즌 연속(2020년은 코로나 시즌으로 올스타전 취소) 올스타전에 초대받았던 프리먼으로선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ESPN은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로 올시즌에도 맹활약 중인 프리먼이 빠진 것은 이번 올스타전이 그의 홈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모욕적인 일'이라고 논평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