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7년 전이었다.
'손세이셔널' 손흥민(30)은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이적료 2200만파운드(약 344억원)을 발생시키며 토트넘으로 둥지를 옮겼다.
한데 당시 토트넘이 영입 타깃으로 삼은 건 손흥민이 아니었다. 10일(한국시각) 영국 타블로이드지 더 선에 따르면, 토트넘은 사이도 베라히뇨(29)를 영입하려 했다.
베라히뇨는 신성이던 2014~2015시즌 웨스트 브롬위치 소속으로 45경기에 출전해 20골을 터뜨리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선 38경기 14골을 기록했다. 당연히 토트넘을 포함해 빅 클럽들이 베라히뇨를 영입하기 위해 접근했다. 그러나 협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베라히뇨는 웨스트 브롬위치에 잔류했다.
베라히뇨 협상에 실패하자 토트넘은 곧바로 레버쿠젠에서 맹활약 중이던 손흥민 영입으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 더 선의 설명.
독일 함부르크에서 손흥민과 한 시즌 호흡을 맞췄던 판 더 파르트는 "손흥민은 당시 10대의 어린 소년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나는 손흥민과 몇 경기를 함께 뛰면서 이길 수 있었다. 함께 플레이할 필요성을 곧바로 느꼈다"고 말했다.
7년이 지난 지금 베라히뇨와 손흥민의 인생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베라히뇨는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했다. 토트넘 이적을 하지 못하고 웨스트 브롬위치에서 한 시즌 반을 보낸 뒤 스토크시티로 둥지를 옮겼지만,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이후 2019~2020시즌부터 벨기에 1부 리그 쥘터 바레험으로 이적한 베라히뇨는 2020~2021시즌 샤를루아로 임대됐고, 지난 시즌에는 잉글랜드 리그1(3부 리그) 셰필드 웬즈데이로 다시 팀을 옮겼다.
반면 손흥민은 토트넘 데뷔 시즌 부침을 겪은 것을 빼곤 2016~2017시즌부터 펄펄 날았다. 해리 케인과 함께 핵심 공격수로 활약하면서 매 시즌 18골에서 22골을 터뜨렸다. 그러다 지난 시즌 정점을 찍었다. 45경기 24골. 특히 프리미어리그 35경기 23골을 터뜨리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득점왕에 등극하기도. '빅 4' 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됐다.
7년 전 베라히뇨 협상이 물건너가자 손흥민을 영입한 건 토트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운이 좋았다고 볼 수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