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타율은 높지 않아도 결정적일 때 친다. SSG 랜더스 4번타자 한유섬이 야심차게 타점왕에 도전한다.
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SSG가 8회초 '끝판대장' 오승환을 무너뜨리면서 5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8회말 1실점으로 10-10 동점이 되면서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SSG의 뜨거운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자칫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던 상황. 하지만 승부를 오래 끌지 않았다. 연장 10회초 한유섬의 시원한 싹쓸이 적시타가 터졌다. 2사 만루에서 한유섬은 흔들리던 장필준과 풀카운트 접전을 펼친 끝에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낮은쪽 직구를 공략해 당겨쳤다. 타구는 우익수 옆 가장 깊숙한 코스로 떨어졌고, 주자 3명이 모두 홈으로 들어오기에 충분한 시간을 벌었다. 한유섬은 2루까지 들어갔다.
분위기를 다시 살린 SSG는 마지막 10회말을 무실점으로 막고 13대10으로 이겼다. 최근 3연승. 2위 키움 히어로즈와의 2.5경기 차를 유지하는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결승타의 주인공이 한유섬이었다. 이날 3타점을 추가한 한유섬은 최근 10경기에서 11타점을 올렸다. 지난 7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쐐기 스리런 홈런으로 팀에 '편안한 승리'를 선물했다. 어느새 시즌 타점 개수도 72개로 이 부문 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홈런 1위인 KT 위즈 박병호(69타점)다. 3위인 LG 트윈스 김현수(68타점)도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경쟁자들이 쟁쟁하지만, 한유섬은 최근 중요할 때마다 적시타로 타점을 쓸어담으면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은 2할4푼2리(33타수 8안타)에 불과하지만, 안타 개수 이상의 타점을 얻어낸 것이 이를 증명한다.
지금까지의 흐름으로 계산하면, 정규 시즌을 끝까지 완주했을 때 125타점 페이스다. 한유섬은 2018시즌 41홈런-115타점으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던 과거가 있다. 올 시즌 홈런 개수는 11개로 작년(31개)과 비교해도 많이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대신 타점 만큼은 개인 최고 기록 경신도 가능해 보인다. 선두 SSG의 고공행진도 한유섬의 활약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