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지난 5월 31일 순위표를 보자.
1위 SSG 랜더스가 34승15패2무(0.694)로 1위, 4경기차 뒤진 2위는 31승20패(0.608)의 키움 히어로즈였다. 이어 KIA 타이거즈가 28승22패(0.560)로 3위, LG 트윈스가 28승23패(0.549)로 4위에 랭크됐다.
이후 38일이 지난 8일 현재는 SSG(53승26패3무, 0.671), 키움(52승30패1무, 0.634), LG(49승30패1무, 0.620) 순이다. 그사이 키움의 승률도 올랐지만, LG의 약진이 더 눈에 띈다.
다시 말해 6월 1일 이후 승률은 LG가 단연 1위라는 소리다. LG는 8일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1대4로 승리하며 5연승을 달렸다. 6월 이후 29경기에서 21승7패1무로 고공비행했다. 한 번도 연패를 당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키움이 21승10패1무로 두 번째로 승률이 높았고, SSG가 주춤하긴 했지만 19승11패1무로 페이스를 유지했다.
LG 입장에서 요즘 레이스를 해석하면, SSG와 키움의 행보가 '징글징글'하다. 40일 가까이 '3승1패' 행보를 이어갔는데도 아직 두 팀이 위에 있으니 말이다. 요즘 LG의 경기력은 1990년대 중반 전성기를 연상케 한다. '신바람 야구' 그대로다.
6월 이후 LG는 팀 타율(0.280) 1위, 팀 평균자책점(3.39) 3위를 마크했다. 시즌 팀 타율과 평균자책점도 각각 1위, 3위다. 특히 팀 홈런(69개), 팀 장타율(0.404), 팀 OPS(0.747)가 전체 1위라는 점은 상대적으로 마운드가 강했던 LG의 '전통적 컬러'와는 거리가 멀다.
이는 LG가 올시즌에는 페넌트레이스 정상을 노려볼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을 낳게 한다. 이날 두산전에서 김현수는 2홈런, 6타점을 쓸어담으며 현재 LG 타선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오지환 채은성 박해민이 타선 곳곳에서 연결과 클러치 능력을 고루 보여주고 있다.
80경기를 치른 LG는 64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6할대 승률을 유지해 나간다면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놓고 경쟁을 할 만하다. LG가 80경기 시점에서 역대 최고 승률을 올린 시즌은 1994년이다. 그해 7월 후반 51승29패로 승률 0.638을 마크하며 1위를 달렸다. 결국 81승45패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시리즈 패권도 가져갔다.
이어 올시즌이 1995년과 함께 두 번째로 높다. 그런데 순위는 3위다. SSG와 키움도 지금 분위기라면 6할대 중반서 LG와 1위 경쟁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 선두 SSG에 키움은 2.5경기, LG는 4경기차로 각각 뒤져 있어 한 달내 추격이 가능한 사정권이다.
LG는 2019년 이후 작년까지 시즌 막판까지 선두권 경쟁을 벌였다. 작년엔 80경기 시점서 46승34패로 선두 KT 위즈에 1.5경기차 뒤진 2위였다. 하지만 뒷심 부족으로 페넌트레이스 3위로 밀려 준플레이오프 직행에 만족해야 했다.
올해도 선두권 경쟁은 마지막까지 유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LG의 관전포인트는 역시 후반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