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바야흐로 호타준족 외야수의 해다. 1위팀 SSG 랜더스마저 '대세'를 따르기로 결정했다.
전통적인 KBO리그 외국인 타자의 역할은 '거포'다. 포지션은 1루와 3루, 외야, 지명타자까지 다양할 수 있다. 한 시즌에 30~40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의 4번타자 역할을 해주는게 핵심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확실한 거포보다는 빠른 발을 갖춘 외야수들이 대거 영입됐다.
소크라테스 브리토(KIA) 마이크 터크먼(한화) DJ 피터스(롯데) 닉 마티니(NC) 앤서니 알포드(KT) 모두 호타준족형 외야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호세 피렐라(삼성) 못지않은 열정적인 주루가 돋보이는 선수들이다. 피렐라는 올해도 타격 전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랐고, 신입들도 소크라테스를 중심으로 각 팀의 핵심 선수 역할을 하고 있다.
대세를 따르지 않은 팀도 있다. 두산은 발 느린 1루-지명타자인 호세 페르난데스와 올해도 함께 했다. LG는 '호타준족' 키워드에는 공감했지만 토종 자원이 풍부한 외야 대신 내야수를 애타게 찾은 결과 리오 루이즈에 이어 로벨 가르시아를 영입했다.
반면 SSG와 키움은 '정통파'의 길을 걸었다. SSG는 1루수 케빈 크론, 키움은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를 각각 영입해 중심타선 거포를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하지만 SSG는 8일 크론을 퇴출하고 대신 LA 에인절스에서 뛰던 후안 라가레스를 영입했다.
라가레스는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 에인절스에서 무려 850경기 2320타석을 소화한 베테랑이다. 빅리그에 2013년 데뷔한 이래 올해까지 10시즌을 뛰며 통산 타율 2할5푼 31홈런 21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51을 기록했다.
기록만 봐도 리그의 '대세'를 따른 모습이 역력하다. 2014년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까지 수상했을 만큼 인정받는 수비수이기도 하다. SSG 측은 "빠른 배트 스피드를 장점으로 하는 중장거리형 타자로, 수비능력과 송구능력 또한 준수하다. 공수주 밸런스가 우수한 선수"라고 설명했다.
다만 SSG의 속내는 다른 팀들과는 다를 수 있다. 류선규 SSG 단장은 "무엇보다 공격력 보강이 최우선이었다"면서도 "전의산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외야수를 리스트업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외인 타자의 역할을 해줄 선수로 이미 최 정과 한유섬이 있고, 1루마저 전의산이 잘해주는 만큼 예전과는 다른 쪽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
올해 프로 3년차인 전의산은 1군 데뷔 첫해인 올해 23경기에 출전, 76타수 25안타 타율 3할2푼9리 5홈런 20타점 OPS 1.051을 기록했다. 안타 25개 중 2루타가 8개, 3루타가 1개, 홈런이 5개인 만큼 타고난 장타력을 선보이고 있다.
추신수 김광현에 이어 또 한명의 최신 빅리거 한 명이 추가됐다. 류 단장은 "이반 노바의 부상이 장기화돼 교체가 불가피하다. 빠른 시간내 영입을 추진하겠다"며 차후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오랜 비인기 팀의 설움을 씻고 홈관중동원 1위팀으로 올라선 SSG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