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전반기 15경기 14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7.71을 기록한 불펜투수. 2014년 데뷔 이래 선발 등판 경험은 단 2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격적인 선발 발탁이 대성공을 거뒀다. 롯데 자이언츠 이인복은 지난해 후반기 8경기에 선발 등판, 41⅔이닝을 소화하며 3승무패 평균자책점 2.59의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올해는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벌써 시즌 8승을 달성했다. 찰리 반즈와 더불어 팀내 최다승, 리그 전체로 따져도 공동 5위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7번,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5회 이전에 교체된 경우는 단 2번뿐일 만큼 안정감이 돋보인다.
7일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만난 래리 서튼 감독은 "엄청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6~8주간 가장 꾸준하게 잘 던진 선발투수"라고 칭찬했다.
이렇게 이인복이 달라진 이유는 뭘까. 그는 "이인복의 단점을 보완하기보단 장점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누구나 박세웅처럼 던질 수는 없다. 이인복은 스스로를 잘 이해하고, 자신의 장점을 활용할 줄 안다. 자기 색깔을 유지하면서 타자를 공격할 줄 아는 투수"라고 설명했다.
올시즌 달라진 점은 뭘까. 서튼 감독은 "타순이 2~3바퀴 돈 상황에서 볼배합이 한층 영리해졌다. 직전 타석에 이 타자를 어떻게 상대했는지 기억하고, 지금 타자의 스윙을 읽고 조정하는 능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원래 좋았던 제구에 화려한 투심 활용, 여기에 한가지 장점이 더 생겼다. 최근 야구계에서 주목받는 개념인 '터널링'이다.
"올해 이인복은 투심과 스플리터를 던질 때의 투구폼이 거의 비슷하다. 같은 궤적에서 전혀 다르게 움직이는 공이 나온다. 그게 상대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포인트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