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수비 시프트는 이해하겠는데, '지그재그'라니?
마이애미 말린스의 극단적인 '오타니 시프트'가 화제다. 사건(?)은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각) 마이애미에서 열린 마이애미와 LA 에인절스의 경기에서 벌어졌다. 에인절스의 핵심 타자 오타니 쇼헤이가 타석에 들어서자, 마이애미 수비수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오타니 맞춤 수비 시프트를 가동한 것이다. 물론 '오타니 시프트'는 마이애미만 쓰는 것은 아니다. 다른 팀에서도 수비 시프트를 포함해 오타니 견제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그런데 마이애미는 이날 내야와 외야의 형태가 달랐다. 내야는 '우편향'이었다. 유격수는 2루 베이스 근처에 붙고, 2루수는 1루와 2루 사이에 배치됐다. 3루수는 3루 베이스를 비우고 원래의 유격수 자리에 놓였다. 이는 당겨치기를 주로 하는 우타자들을 상대할때 자주 볼 수 있는 시프트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외야가 '좌편향'이었다는 사실. 좌익수는 왼쪽 파울 라인 근처에 바짝 붙고, 중견수는 좌중간, 우익수는 우중간에 배치됐다. 'MLB.com'이 제공하는 2022시즌 오타니의 타구 생산 방향을 보면 어느정도 이해할 수는 있지만, 또 반대로 구단들이 자주 사용하지는 않는, 극단적인 시프트다. 오타니의 땅볼성 타구가 우측에 많이 생성되고, 뜬공은 좌측에 많이 생성되는 것에 기반한 시프트로 읽힌다.
현장에서도 마이애미의 시프트는 '이슈'가 됐는데, '과잉 수비'라는 비웃음도 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공이었다. 오타니가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1회초 첫 타석에서 3루 땅볼, 4회 두번째 타석에서 또 3루 땅볼로 잡혔다. 수비수들의 위치를 의식한 것인지, 계속해서 밀어치는 타구를 날렸다. 7회 세번째 타석에서도 투수 땅볼로 아웃이 됐고, 마지막 9회에 어렵게 볼넷 출루로 '무출루'를 끝냈다.
오타니를 꽁꽁 틀어막은 마이애미는 이날 2대1로 짜릿한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모험이었던 극단적 시프트 효과가 크게 작용했는지도 모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