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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결과에 따라…" 14승→0승, 로테이션 사수 걸린 벼랑 끝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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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삼성 투수 백정현(35)이 벼랑 끝에서 출격한다. 주중 첫 경기인 5일 대구 LG전에서 시즌 13번째 첫 승 재도전에 나선다.

선발 매치업이 만만치 않다. 리그에서 가장 빠르게 10승에 선착한 LG 에이스 케이시 켈리(33)다. 켈리는 올시즌 14경기 10승1패 2.5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인 리그 최고 투수.

전반에 다소 약했던 지난 시즌들과 달리 초반부터 승승장구하고 있다. '야생마' 이상훈 이후 LG 투수 첫 20승 달성 가능 페이스다.

최근 흐름도 좋다. 5월11일 한화 전 이후 패배를 잊었다. 7연승 행진 중이다. 71경기 째 5이닝 이상 투구를 이어가고 있을 만큼 꾸준하다.

백정현과 상대전적도 절대 우위다. 2019년 부터 삼성전 7승 중 5승이 백정현 상대 승리다. 백정현 맞대결 성적 5승1패로 절대우세다.

반면, 현재까지 백정현의 올시즌은 힘겨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켈리(13승8패)보다 1승 많은 14승(5페)를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지만 올시즌은 정반대다.

12경기 째 승리 없이 8패. 평균자책점도 6.44에 달한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16개의 피홈런이 발목을 잡고 있다. 홈런 부담이 큰 라이온즈파크다. 올시즌 백정현은 라팍 8경기에서 무려 12개의 피홈런을 허용중이다. 최근 7경기 연속 피홈런 허용 중인데 최근 2경기에서는 멀티홈런을 허용했다.

강한 상대지만 백정현으로선 건너편을 신경쓸 여유가 없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밸런스를 찾는 것이 우선이다. 14승투수→0승. 본인이 가장 답답하다.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백정현은 지난 28일 KT전에서 3이닝 만에 홈런 2개 포함, 5안타 4볼넷으로 3실점 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다음날인 29일 KT전을 앞두고 불펜에서 많은 공을 던지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화제가 됐다. 전날 62구를 던졌던 선발 투수의 몸부림. 삼성 허삼영 감독은 "오죽 답답하면 그러겠느냐"며 안쓰러운 시선을 보냈다.

허삼영 감독은 5일 백정현 등판을 앞두고 "불펜을 많이 하고, 뛰는 양도 늘렸다. 관건은 팔 스윙 스피드다. 이전과 같은 스피드가 나와야 한다"며 "지난 5일간 의지를 가지고 준비한 만큼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플랜B도 언급했다.

일요일인 10일 SSG전 선발 여부에 대한 질문에 "현재까지는 (백정현)"이라면서도 "오늘 경기가 여의치 않다면 변화를 고려할 수도 있다"며 2군에서 임시선발 콜업 가능성을 언급했다.

깊은 수렁에 빠진 백정현으로선 벼랑 끝 등판이 된 셈. 14승을 거뒀던 저력의 베테랑 투수가 부담을 떨쳐내고 반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위기는 절정과 반전을 거쳐 멋진 스토리로 완성된다. 가장 어두울 때가 동이 트기 직전이다. 백정현의 멋진 반전 드라마를 기대해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