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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놀랐어요" '꿈의 160㎞ 쾅~' 신이 내린 파이어볼러...원태인 제압하며 삼성 킬러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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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라이온즈파크 전광판에 160㎞란 숫자가 선명하게 찍혔다.

키움 안우진이 드디어 꿈의 숫자를 찍었다.

안우진은 23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9차전에서 8회 1사 1,3루 위기를 맞자 김현준 타석 때 2구째 160㎞ 패스트볼을 기록했다.

논란의 여지는 있다. 키움 관계자는 "삼성라이온즈 트랙맨 측정으로는 최고 159.3㎞였고, KBO 공식 기록상은 155㎞"라고 설명했다. 전광판과 방송사 수치는 160㎞였다. 스피드는 측정 위치와 기기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어쨌든 상징적으로 160㎞는 한국투수에게서 보기 힘든 대단한 수치다. 안우진의 종전 최고 스피드는 159㎞였다.

이를 상대한 김현준도 대단했다. 이 빠른 공을 파울을 만들고 볼을 2개 골라낸 뒤 슬라이더를 밀어 적시타를 날렸다. 이날 첫 실점을 한 안우진은 투구수 100구를 채운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안우진은 이날 100구 중 44구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삼성 기록 상 149㎞에서 159㎞ 사이를 기록했다. 놀라운 건 슬라이더 최고 구속이 149㎞에 달했다는 점. 체인지업 최고 구속이 139㎞, 커브 최고 구속은 134㎞였다.

평균적인 빠른 공 투수보다 전 구종이 10㎞씩 빠른 셈이다.

안우진은 이날 7⅓이닝 5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6대1 승리와 3연전 스윕승을 이끌며 시즌 8승째(3패)를 수확했다. 올시즌 삼성을 상대로만 3연승, 평균자책점 0.81의 극강의 모습 속에 새로운 삼성 킬러로 떠올랐다.

경기 후 그는 "저도 전광판에 160㎞가 찍히는 걸 봤다. 승부처라 세게 던졌는데 이렇게 많이 나올 줄은 몰랐다"면서도 "제가 선택해 변화구 승부를 했는데 적시타를 맞아 아쉽다"고 말했다.

"올시즌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많이 던지면서 상대 타자의 배트가 빠르게 나오고 있다"며 긴 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비결을 설명한 안우진은 "득점권에서 위기관리 능력이 좋아진 것 같다"고 예년에 비해 스스로 발전한 자신을 돌아봤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경기 후 "안우진이 선발투수다운 완벽한 투구를 해줬다"며 "속구로 승부를 하다가 타이밍을 뺏는 변화구를 승부구로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한층 업그레이드 된 파이어볼러의 모습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구속 욕심에 대해 "160㎞대를 던지고 싶지만 우선은 어느 코스에 어떤 공을 던지는게 중요하다"면서도 "앞으로 운동 열심히 하고 준비 잘하면 스피드를 더 늘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금 보고 있는 스피드가 최고가 아닐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있다. 꿈의 100마일 투수가 탄생할지 지켜볼 일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