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원숭이두창이 국내에서도 처음 발생했다.
22일 방역당국은 "전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의심 증상을 보인 내국인 A씨에 대해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유전자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한 결과 확진자로 판정했다"고 발표했다.
당국에 따르면 A씨는 21일 인천공항 입국 후 의심 신고를 해 공항 검역소와 중앙역학조사관에 의해 의사환자(의심자)로 분류됐다.
이후 공항 격리시설에서 대기한 후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인천의료원에 이송돼 치료와 검사를 받았다.
A씨는 입국 전인 지난 18일부터 두통 증상이 있었고, 입국 당시에는 미열과 인후통, 피로감 등 전신증상과 피부병변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따라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의 감염병 위기경보를 현행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부산지역 병원에서 검사를 받던 외국인 1명은 이날 '수두'로 확인됐다.
원숭이두창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희귀질환이다. 증상은 두창과 유사하지만 중증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인수공통감염병으로인 원숭이두창의 감염 경로는 동물과 사람, 사람과 사람, 감염된 환경과 사람 간 접촉 등을 통해 감염된다.
특히 환자의 혈액 또는 체액, 피부 병변 부산물, 환자의 혈액·체액으로 오염된 옷·침구류·바늘 등이 주요 감염원이다.
또한 태반을 통해 감염된 모체에서 태아로 수직 감염도 발생할 수 있다. 호흡기를 통한 전파도 가능하지만 바이러스가 포함된 미세 에어로졸을 통한 공기전파는 흔하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19처럼 전파력이 높은 질환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병 초기 주로 성관계를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정확하지 않다는 게 의료계의 판단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발열, 발진, 두통, 근육통, 허리통증, 무기력감, 림프절 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발진은 일반적으로 발열 후 1~3일 이내 시작하며 얼굴, 손바닥, 발바닥에 집중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드물게 입, 생식기 또는 안구에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런 발진 등의 증상은 감염 후 5~21일을 거쳐 약 2~4주 가량 지속될 수 있다.
증상은 경증에서 중증도이나 치명적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치명률은 1~10%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치명률은 3~6%로 보고돼 결코 낮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신생아, 어린이, 면역저하자 등에서는 심각한 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감염시 전용 치료제는 사실상 없어 대증치료를 받는다.
의학계에선 두창 치료제인 항바이러스 약품으로 원숭이두창의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는 원숭이두창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와 면역글로불린이 확보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비축된 3500만여 명분의 두창 백신은 생물테러나 공중보건 위기시 사용할 목적으로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현재 일반 국민 예방접종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
다만 고위험군에 제한적으로 접종하는 방안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감염자, 감염 위험자 및 동물과 직·간접적 접촉을 피해야 한다.
감염병 전문의들은 "원숭이두창 발생국가를 방문 또는 여행할 경우 유증상자 및 설치류 등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피해야 하며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