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점프캐치, 이종범 보는줄" 절친 후배도 떠올린 '데자뷰' [광주브리핑]
[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딱 하는 순간 흰 빛이 광주 하늘에 몸을 던진 박찬호(KIA 타이거즈)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선수 스스로도 "생각할 틈이 없었다. 뭐가 보인 것도 아니다. 반사적으로 점프했는데 공이 잡혔다"고 회상할 정도다.
22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는 KIA와 롯데 타이거즈의 시즌 7차전이 열린다.
경기에 앞서 만난 김종국 감독은 "빠른 타구 잡는 모습도 그렇고, 점프 타이밍도 그렇고, 옛날 이종범 선배 보는줄 알았다. 몸매도 은근히 비슷한 거 같다. 엄청 멋있었다"며 전날의 전율을 회상했다.
KIA는 21일 롯데에 6대5 1점차 신승을 거두고 상대 전적을 5승1패로 벌려놓았다. 타석에선 2안타 3타점, 수비에선 유격수로 민첩하게 움직인 박찬호의 활약이 돋보였다.
김 감독이 말한 상황은 동점 위기를 막아낸 8회초다. 2사 2루 상황에서 전준우의 총알 같은 타구가 유격수 위쪽을 지나는 순간, 뛰어오른 박찬호의 글러브에 타구가 꽂혔다. KIA의 승리를 이끈 그림같은 점프캐치였다.
반즈를 상대로 상성이 좋은 박찬호를 리드오프로 내세운 선택도 적중했다. 박찬호는 이날 반즈 상대로 2타수 2안타를 추가, 올시즌 반즈에게 7타수 6안타의 절대 상성을 과시했다. 정작 박찬호는 "내가 왜 반즈 공을 잘 치는지 모르겠다. 반즈가 내게 실투를 던지는 거 같다"며 웃었다.
이종범은 선동열과 함께 타이거즈의 둘뿐인 영구결번이자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이름이다. KBO 스타 유격수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아버지로도 유명하다.
김종국 감독과 이종범 LG 2군 감독은 광주일고 3년 차이의 동문 선후배다. 김 감독은 1996년 해태에 입단하자마자 슈퍼스타 이종범의 키스톤 파트너로 호흡을 맞추며 해태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헌했다. 특히 수비력 만큼은 '제2의 이종범'이란 호칭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명수비수였다.
전날 1안타 1타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탠 '슈퍼루키' 김도영 대신 이날은 류지혁이 3루수로 나선다. 김 감독은 타순에 대해서는 "박찬호가 1번 시켜달라고 하더라. 요즘 박찬호-이창진 활약이 좋아 그렇게 해주기로 했다. 김도영은 후반 대기요원"이라고 설명했다.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