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홈런을 친 두산 양찬열이 동료들의 강도 높은 '무관심 세리머니' 에도 의연했다.
양찬열은 21일 인천에서 펼쳐진 SSG전 4회 2사 1루에서 장지훈의 높은 체인지업을 받아쳐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2점 홈런을 만들었다.
이날 양찬열은 군 전역 후 처음으로 1군에 합류해 9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1군 경기 선발 라인업에 든 것은 2020년 6월 14일 대전 한화전 이후 737일 만이다.
홈런타자 양찬열이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덕아웃에 복귀했지만 기다리고 있던 것은 동료들의 무관심이었다.
맨앞에 있던 양석환이 먼저 얼굴을 돌려 외야를 바라봤고. 다른 동료들도 그라운드만을 바라보며 눈길을 주지 않았다.
양찬열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동료들에게 다가 갔지만 돌아온 것은 차가운 외면 뿐이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돌변하며 축하 세례가 쏟아지는게 무관심 세리머니의 수순이지만, 이날 선수들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웃음을 참으면서도 끝까지 무관심 모드를 유지했다.
어느때보다 철저하게(?) 외면 받을 만큼 양찬열의 데뷔 첫 홈런의 임팩트 역시 강력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도 반응이 없자, 양찬열도 체념한듯 동료들 사이에 끼어 '누가 홈런이라도 쳤어요?' 하는 표정으로 무관심 대열에 동참했다.
장충고-단국대 출신인 양찬열은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에서 두산의 선택을 받아 입단 첫 해 17경기를 뛰었고, 그해 11월 현역으로 군 입대했다.
양찬열은 복귀 후 퓨처스리그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치는 기분좋은 타격감을 선보였다. 양찬열은 퓨처스리그 17경기에서 타율 3할2푼9리, 2홈런을 기록하고 21일 만에 1군에 올라왔다.
이날 양찬열은 첫 홈런뿐만 아니라 첫 타석에서 안타, 세번째 타석에서는 적시 2루타, 네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라내며 4출루 경기를 펼쳤다.
사이클링히트에서 3루타만 빠진 활약으로 인생 경기를 펼친 챵찬열은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았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