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괴물' 황선우(19·강원도청)가 롱코스 세계선수권 첫 메달의 약속을 지켰다.
황선우는 21일 오전(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두나아레나에서 열린 2022년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4초47의 기록으로 파이널리스트 8명 중 2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예선에서 작성한 1분44초62의 한국최고기록을 0.15초 앞당기며 롱코스 메이저 대회 메달 목표도 함께 이뤘다.
한국 선수로 역대 롱코스 세계선수권 경영 종목 8번째 결선행 역사를 쓴 황선우는 2007년 멜버른 대회 이 종목 동메달리스트 박태환 이후 15년만에 역대 최고 성적, 사상 두 번째로 포디움에 오르는 쾌거를 일궜다.
황선우는 이날 결선 3레인, '이번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리스트' 일라이자 위닝턴(호주)과 '루마니아 18세 신성' 다비드 포포비치 사이에서 물살을 갈랐다. 황선우는 첫 50m를 24초36, 3위로 통과했다. 50~100m 구간을 26초36, 4위로 100~150m 구간을 26초61, 3위로 턴한 후 마지막 150~200m 구간을 27초14로 폭풍스퍼트하며 포포비치를 맹렬히 추격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괴력을 선보인 포포비치가 1분43초21(23초77/26초19/26초31/26초94), 또다시 자신의 주니어세계신기록을 경신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황선우가 포포비치에 1초26 뒤진 1분44초47로 은메달, 톰 딘이 1분44초98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날 결선을 앞두고 '10대 앙팡테리블' 2003년생 황선우와 2004년생 포포비치의 맞대결은 세계 수영계 초미의 관심사였다. 지난해 여름 도쿄올림픽에서 자유형 200m 결선에선 황선우가 7위, 포포비치가 4위를 기록했고, 자유형 100m 결선에선 황선우가 5위, 포포비치가 7위를 기록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했다. 도쿄올림픽 자유형 200m예선에서 황선우가 세운 세계주니어신기록(1분44초62)을 이번 대회 준결선에서 포포비치가 1분44초40으로 경신하며 맞대결 긴장감은 더욱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맞대결은 포포비치의 승리로 마무리됐지만 향후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 무대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두 수영천재의 대결은 더욱 흥미진진한 양상을 띠게 됐다.
황선우는 지난 3년간 무려 7초를 단축한 눈부신 폭풍성장의 결실을 세계무대 메달로 증명하며 진정한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아부다비 세계쇼트코스(25m)수영선수권 자유형 200m에서 1분41초60의 기록으로 첫 메이저 대회 금메달을 목에 건 황선우가 "롱코스 세계선수권에서도 포디움에 오를 것"이라는 약속을 지켰다. "세계선수권에서 44초대를 기록하는 선수는 포디움에 오를 수 있다"던 그의 예상도 정확히 적중했다. '수영괴물' 황선우의 등장으로 대한민국이 2011년 박태환(자유형 400m 금) 이후 11년만에 다시 수영 메달 보유국이 됐다.
황선우의 도전은 계속된다. 황선우는 21일 오후 4시28분 펼쳐질 주종목 자유형 100m예선, 9조 2번 레인에서 또 한번의 역사에 도전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황선우 자유형200m 기록 추이
2019년 8월 23일=대통령배 전국수영대회=1분51초86
2019년 10월 7일=제100회 전국체전=1분47초69
2020년 10월 14일=김천전국수영대회=1분46초31
2020년 11월 19일=경영국가대표선발전=1분45초92(주니어세계신)
2021년 5월 16일=경영국가대표선발전=1분44초96(주니어세계신)
2021년 7월 25일=도쿄올림픽 예선=1분44초62(한국신·주니어세계신, 전체 1위)
2021년 7월 26일=도쿄올림픽 준결선=1분45초53(16명 중 6위)
2021년 7월 27일=도쿄올림픽 결선=1분45초26(7위)
2022년 3월 27일=경영국가대표선발전=1분45초79(올시즌 세계 7위 기록)
2022년 6월 19일=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 예선=1분45초79(전체 1위)
2022년 6월 20일=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 준결선=1분45초46(16명 중 3위)
2022년 6월 21일=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 결선=1분44초47(2위·*한국신)
*세계최고기록=1분42초00(파울 비더만, 독일, 2009년 로마세계선수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