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그야말로 '참사'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역대 아시아축구연맹(AFC) U-23아시안컵에서 최초로 4강 무대를 밟지 못했다.
황선홍호는 13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21세 이하 대표팀에 0대3으로 참패를 당하면서 4강행 티켓을 거머쥐는데 실패했다.
2013년부터 생긴 대회에서 한국은 역대 단 한 차례도 4강 진출을 이루지 못한 적이 없었다. 2013년 4위→2016년 준우승→2018년 4위→2020년 우승을 기록했다.
다행히 참사를 겪었지만, 여파는 크지 않다. 이번 대회에는 올림픽 등 메이저대회 진출 타이틀이 걸려있지 않다. 그래도 일본 U-21팀에 패한 건 씻을 수 없는 굴욕이다.
사실 최근 대한축구협회는 난감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몇몇 K리그 감독들이 일본전이 끝난 뒤 차출된 선수 복귀를 원했기 때문. 박경훈 협회 전무이사는 감독들에게 양해를 구해 복귀를 말렸지만, 결과적으로 K리그 감독들과 대립각을 세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K리그1은 지난달 29일 15라운드 경기를 끝으로 2주간의 A매치 휴식기에 돌입했다. U-23아시안컵은 그나마 A매치 휴식기 때 진행됐다. 그러나 황선홍호가 4강에 올랐다면 팀별 전력누수가 생길 뻔했다. U-23대표팀에는 조영욱(FC서울)을 비롯해 고영준(포항) 고재현(대구) 박정인(부산) 엄지성(광주) 등 팀 내 주축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즐비했다. 때문에 황선홍호가 4강에 진출했다면 2~3경기 정도 핵심멤버가 빠진 상황에서 K리그 후반기를 재개해야 했다. 이제부터는 주중, 주말 경기가 잦고, 순위 싸움이 치열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형평성이 중요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황선홍호가 8강에서 탈락하면서 K리그 감독들은 고민없이 한결 수월하게 선수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황선홍 감독과 협회의 마음은 쓰라릴 수밖에 없었다. 황 감독은 U-23대표팀 지휘봉을 맡고 처음으로 치르는 국제대회였다. 아무리 타이틀이 걸려있지 않은 대회라도 성적이 중요했던 대회였다. '황새'의 자존심이 다시 추락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