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SC현장] '브로커' 선악 경계 무너진 휴머니즘…송강호 "이 감동, 천천히 야금야금 느끼고 싶어"

by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세계적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연출작이자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 이주영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브로커'가 한국에서 첫 선을 보였다.

다음 달 8일 개봉하는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힘 있는 스토리텔링과 섬세한 연출로 전 세계를 사로잡아 온 고레에다 감독의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에서 비롯되는 휴머니즘 가득한 스토리와 통찰력 있는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고레에다 감독은 31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브로커' 언론 배급 시사 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어제 칸에서 돌아왔는데 흥분이 아직 가라앉지 안는다. 영화에 최고의 영광을 얻은 것 같다"고 송강호의 남우주연상 수상을 치켜세웠다.

이어 "연출할 때 내가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부분에서 배우들도 불안감을 많이느꼈을 것 같다, 그래서 가능한 한 소통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촬영 전에는 손편지로 배우들에게 전달했고 현장에서도 밀도있게 소통을 했다. 의견 교환을 많이 했다"라며 "특히 송강호 배우가 그 날의 편집본을 꼼꼼히 봐주고 그 뉘앙스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정말 많이 피드백을 해줬다. 그런 의견 교환이 믿음을 줬다. 거기에 큰 도움을 받았다. 나도 불안감 극복하고 끝까지 완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한국에서 베이비박스에 맡겨지는 수가 많더라. 시나리오 준비하는 단계에서 입양 제도 법 정비에 참여 변호사와 쉼터에 계시는 분들 둥 광범위하게 취재해 나갔다, 이야기는 수진(배두나)의 첫 대사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변해가는 모습이 중요한 핵심이다"라며 "영화 속에 세가지 박스가 있다. 베이비박스, '브로커'들과 경찰들이 타고 다니는 차량, 그리고 선악 경계선이 허물어진 주인공들이 심정 변화를 겪는 사회를 큰 박스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송강호는 "'기생충' 이후 3년 만에 극장에서 인사를 드리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관객들도 그렇고 영화인들도 하루 빨리 이런 날이 오길 기다렸다. 준비한 작품을 소개하고 얘기 할 수 있는 날이 와서 기쁘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사실 고레에다 감독님 작품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차가운 현실로 시작해 아름답고 따뜻한 휴머니즘 끝내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 영화는 첫 장면을 보고 따뜻했다. 행위는 잔인하고 차가웠지만 첫 화면부터 고레에다 감독이 아기라는 소중한 이미지를 심어줬다"며 "생명을 다루고 있지만 풀어가는 방식은 많은 물음과 가슴으로 깊이 있게 설계하고 연출한 것 같다. 물론 한국어의 묘한 뉘앙스나 발음 문장 전달 등의 디테일은 잘 모르신다. 그래서 처음 리딩할 때부터 '많은 얘기를 해주길 바란다. 그래야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전했다.

보육원 출신 동수 역을 맡은 강동원은 "펜데믹으로 직접 못”œ는데 이렇게 다시 뵐수 있어 반갑다"고 운을 뗀 후 "내가 맡은 동수라는 캐릭터는 보육원 출신이다. 우선 촬영 들어가기 전에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보육원 관계자분들, 보육원 출신분들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지점이 두가지 있었는데 하나는 어린 친구들이 보육원에 차가 오면 혹시 자기를 데리러 온게 아닌가 기대를 한다고 하더라"며 "그런 마음을 제가 맡은 캐릭터에 넣었다. 보육원 출신의 연세가 있으신 신부님에게 '지금도 어머니가 보고 싶으시냐'고 물었더니 '지금 그런 마음, 감정은 남아있지 않은 것 같은데 돌아가시기 전에 꼭 한번 만나”œ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런 마음을 가지고 관객들에게 전달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지은은 "상업영화 첫 데뷔작인데 멋진 선배님 배우들과 작업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칸에서 입국했을 때도 너무 많은 분들이 환대해주셔서 얼떨떨하고 아직도 설렌다"며 자신이 연기한 문소영 역에 대해 "시놉 단계에서 '태어나줘서 고마우'라는 대사를 읽는데 눈물이 고였다. 그래서 막연하게 슬프게 읽었으니까 슬프게 연기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우리 영화가 시간 순서대로 촬영이 진행됐는데 마지막에 그 장면을 촬영하면서 굳이 슬프게 대사를 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감독님도 담담히 말한 버전을 'OK' 해주셨다"고 전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