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아, 이영하잖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가 맞붙은 29일 창원NC파크.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김태형 두산 감독은 감독실로 들어가기 전 발걸음을 멈췄다.
두산을 응원하기 위해 창원NC파크를 방문한 팬들은 김 감독에게 사인 요청을 했다.
KBO리그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 2016년, 2019년 통합 우승을 이끈 만큼, 김 감독의 인기는 구단 선수들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많은 편이다.
지난 17일 잠실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는 김 감독을 응원하는 커피차까지 오면서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김 감독은 '종신 두산'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응원 카드를 비롯해 야구공, 유니폼 등을 받아 사인을 했다.
'미니 사인회'가 열린 가운데 김 감독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유니폼이 있었다. 하루 전 등판했던 이영하의 이름이 마킹된 유니폼.
이영하는 28일 경기에서 5이닝 동안 안타 11개와 볼넷 3개를 허용하며 3실점(2자책)을 했다.
김 감독은 "이영하의 투구 내용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선두타자가 계속해서 나갔고, 제구도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두산은 0대5로 패배했다.
아쉬웠던 경기 후 이영하 유니폼을 마주한 김 감독은 "이영하 안 좋아한다"고 특유의 농담을 곁들이며 웃었다.
짓궂은 농담에 유니폼을 건넨 팬은 "죄송하다"고 이야기했고, 김 감독은 다시 한 번 너털웃음을 지은 뒤 큼지막하게 사인을 했다.
경기 개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김 감독은 팬들의 사인 요청에 한동안 더그아웃 입구에 서서 사인을 한 뒤에야 자리를 떴다.
김 감독 뿐 아니라 허경민 안재석 조수행 등 두산 선수들은 더그아웃을 오가면서 팬들에게 잠깐이나마 사인을 하며 창원까지 찾아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팬서비스를 확실하게 받은 두산팬들은 응원으로 보답했다.
기운을 받은 두산은 1대0으로 NC를 제압, 창원 원정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쳤다.창원=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