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27일(이하 한국시각) 상대할 LA 에인절스는 가공할 공격력을 자랑한다.
에인절스는 25일 장단 12안타를 몰아치며 텍사스 레인저스를 5대3으로 물리쳤다. 이날 현재 아메리칸리그 팀 타율(0.249), 팀 장타율(0.426), 평균 득점(4.82점), 팀 OPS(1.749) 1위, 팀 홈런(60개) 2위에 올라 있다.
에인절스를 대표하는 타자는 누가 뭐래도 마이크 트라웃이다. 지난해 5월 장딴지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접은 트라웃은 올시즌 건강한 몸으로 MVP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타율 0.328, 12홈런, 26타점, 35득점, 출루율 0.436, 장타율 0.693, OPS 1.129를 마크 중이다. 장타율과 OPS는 양리그 통틀어 1위다.
트라웃만 잡는다면 절반의 산은 넘는 셈이 된다. 류현진은 건강할 때 늘 그랬듯 상대 유형을 가리지 않는다. 안정된 제구와 다채로운 볼배합을 앞세워 강타자들을 잠재우곤 했다. 트라웃도 마찬가지였다. 통산 10번 맞대결해 10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압도했다. 트라웃은 오른손 타자임에도 좌완 류현진에게 꼼짝 못했다. 2013, 2014, 2017, 2019년 등 류현진이 건강할 때 만났다.
트라웃과의 통산 맞대결에서 류현진은 총 51개의 공을 던졌다. 타석 당 5.1개꼴이고, 6구 이상 승부도 5번이나 됐다. 신중하고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고 볼 수 있다. 4개의 삼진은 포심 2개, 커터 2개가 결정구였다. 가장 최근 맞대결은 2019년 6월 11일 에인절스타디움에서였다. 류현진은 삼진 2개를 포함해 3타수 무안타로 제압했는데, 5회말 마지막 대결에서는 풀카운트에서 6구째 바깥쪽 커터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몸쪽과 바깥쪽, 포심과 커터, 체인지업을 고루 섞었다.
류현진은 트라웃에게 배팅 타이밍을 맞히기 어려운 타입이다. 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호구(虎口)'라고 하는데, 트라웃이 류현진에게는 딱 그런 타자였다. 물론 27일 경기에서도 그럴 것이라고 보면 안된다. 사실 트라웃보다는 오타니 쇼헤이와의 대결에 초점이 맞춰진다.
류현진과 오타니는 서로 마주친 적이 없다. 투타 맞대결은 물론 선발 맞대결도 처음이다. 마운드 위의 오타니는 류현진의 관할 밖이다. 타석에 서는 오타니만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서로 직접 체득한 정보는 전무하다.
오타니는 이날 텍사스전에서 2타수 무안타에 볼넷과 사구를 한 개씩 기록했다. 이전 두 경기에서는 연속 멀티히트를 작렬했고, 23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는 시즌 9호 홈런을 터뜨렸다. 타율 0.256, 9홈런, 28타점, OPS 0.778의 성적이다. 최근 타격감이 나쁘지 않지만, 기세는 지난해만 못하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타구 평균 속도는 작년 93.6마일에서 올해 91.9마일, 하드히트 비율은 53.6→42.5%로 각각 떨어졌다. 특히 볼넷 비율이 15.0→7.6%로 절반이나 감소했다. 삼진 비율은 다소 줄었다. 요약하면 맞히는 빈도는 높아졌는데, 장확히 맞히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커터와 싱커 대처능력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류현진이 참고할 만한 데이터다.
트라웃을 상대할 때와 마찬가지로 결국 다채로운 볼배합과 제구가 키가 될 전망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