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5%로 제시했다. 지난 2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3.1%)보다 1.4%포인트(p)가 높은 수준이다. 한은이 당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로 4%대를 내놓은 것은 2011년 7월(4% 전망) 이후 10년 10개월 만이다.
한은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올린 것은 이미 5%에 근접한 소비자물가 상승률(4월 전년 동월 대비 4.8%)과 우크라이나 사태·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원자재·곡물 가격 강세 등이 반영됐다. 지난 3월 이후 코로나19 관련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보복소비(지연소비) 수요 증가,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효과도 고려했다.
미래 인플레이션 압력 역시 큰 편이다. 이달 소비자동향조사에서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값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3.3%)은 2012년 10월(3.3%) 이후 9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달리 올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 코로나19 봉쇄 등에 따른 중국 경기 둔화,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타격 가능성 등이 전망 수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성장률은 각 2.9%, 2.4%로 예상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