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황(SO₂)과 일산화탄소(CO) 등의 대기오염물질이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을 최대 5.2배로 높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현욱 차의과학대 의료정보학교실 교수와 심성률 경남대 보건의료정보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코로나 발생 초기였던 2020년 1∼4월 전국의 확진자 3234명을 대상으로 당시 기상 상황 및 대기오염 정도가 코로나 발생에 미친 영향을 후향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 연구'(Environmental Research)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기상청, 한국환경공단에서 제공하는 전국 174개 지역별 기상 상황(일조량, 평균온도, 일교차, 바람의 세기)과 대기오염물질(이산화황, 일산화탄소, 오존, 이산화질소,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농도를 날짜별로 수집해 가중치를 더하는 방식으로 코로나19 발생위험을 분석했다.
대기오염물질 중에서도 유독 이산화황, 일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을수록 코로나 감염 위험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연구팀은 위험도를 각각 최대 5.2배(이산화황), 1.2배(일산화탄소)로 추산했다.
이산화황은 금속의 제련 공정이나 연료 연소 과정에서 주로 배출되는 공해 물질로, 인체 점막을 침해하는 독성이 있다. 일산화탄소는 석탄이나 석유 등 연료가 탈 때 발생하는 물질로, 체내에 들어가면 저산소증을 일으킨다.
다만 연구에서 기상 상황의 변동이나 다른 대기오염물질은 코로나 감염 위험 증가와 유의성 있는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그동안 외국에서 발표된 논문과 이번 연구 결과를 종합해볼 때 이산화황과 일산화탄소 등의 대기오염물질 입자가 공기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운송을 촉진했거나, 인체 흡입을 더 촉발하는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봤다. 대기오염물질이 인체에 들어가면 산화스트레스 등으로 체내 염증 상태를 유발함으로써 면역조절에 장애를 일으키고, 결국은 바이러스 감염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현욱 교수는 "이산화황과 일산화탄소의 대기 중 농도가 높은 날에는 외출에 주의하면서 감염성 질환에 각별히 대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