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주포 호세 피렐라(33)가 돌아왔다.
피렐라는 25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시즌 5차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지난 19일 대전 한화전 이후 5경기 만의 선발출전. 피렐라는 19일 한화전에서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과정에서 손가락 염좌 부상을 당했다. 피렐라는 주말 KT와의 홈 3연전에서도 선발 출전 없이 벤치에서 대기했다. 22일 대구 KT전에서 대주자로 출전했지만, 24일 대구 KIA 타이거즈전에는 벤치에서 대기했다.
피렐라 개인도, 팀 삼성도 큰 손해를 봤다.
피렐라가 없는 사이 삼성은 1득점→2득점→4득점→3득점에 그쳤다. 불펜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 점수다. 마무리 오승환 마저 완전치 않아 고민이 컸다.
피렐라가 자리를 비운 새 4경기에서 삼성 타선은 0.192의 팀타율과 2.5득점에 그쳤다. 두 지표 모두 이 기간 10개구단 중 최하위였다. 상위 타선에서 상대 수비진을 휘젓는 기폭제가 없는 타선이 큰 힘을 쓰기는 힘들었다.
손해막심이지만 후회는 없다. 똑같은 상황이 오면 똑같이 몸을 던질 거라고 했다.
피렐라는 이날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위험한 건 알지만 팀이 이길 수 있다면 나는 또 다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할 것이다. 팀 승리가 우선"이라며 투지를 보였다.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 분명한 이유가 있다. 먼 훗날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이런 식으로 야구를 했다. 진짜 내 일부분인 것 같다. 은퇴하기 전까지 계속 이런 플레이를 보여줄 것"이라며 "어린 선수들이 보고 배운다는 말을 해 주니까 너무 기분이 좋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제일 목표다. 나중에 은퇴해서 야구를 좀 더 할 걸 하는 그런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정의 폭주기관차 피렐라에게 내일은 없다. 눈 앞에 보이는 지금 이 순간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열정. 그야말로 '카르페 디엠'의 현신이다.
피렐라는 돌아오기 무섭게 팀 내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8회에는 승부가 기울어졌지만 유격수 땅볼을 치고 전력질주 해 1루에서 간발의 차로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안방에서 스윕패를 당할 수 없다는 내일을 향한, 그가 온 몸으로 던진 메시지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