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한 명의 타자가 때려낸 홈런보다 팀 홈런이 적은 현실.
두산 베어스의 올 시즌 최대 고민은 '장타력 실종'이다. 43경기를 치르는 동안 두산의 장타율은 0.320. 1위 KIA 타이거즈(0.399)와는 7푼 넘게 차이가 난다.
장타를 때려내던 선수들이 하나씩 떠나갔다.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박건우(NC) 등 거포 혹은 중장거리 타자들이 FA 자격을 얻고 팀을 떠나면서 타선의 파워가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홈런이 말랐다. 두산이 24일까지 때려낸 홈런은 14개로 9위 삼성 라이온즈(26개)와는 12개, 1위 롯데 자이언츠(36개)와는 22개의 차이가 난다.
홈런 1위 박병호가 24일 창원 NC에서 시즌 15호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두산 팀 홈런을 추월했다.
박병호의 홈런 페이스가 유독 빠른 것도 있지만, 두산의 장타력 부재 현실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두산은 원래도 거포 군단은 아니었다. KBO리그에서 가장 넓은 구장인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어 홈런 생산이 쉽지는 않다. 2019년과 2020년에도 두산은 팀 홈런 9위에 머무른 바 있다.
다만, 매년 리그 평균 이상은 기록했던 장타율은 부상과 맞물려 더욱 페이스가 떨어졌다.
지난해 LG 트윈스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 돼 팀 홈런 1위(28개)를 기록했던 양석환이 올 시즌 옆구리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박건우의 대체자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김인태까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홈런왕' 김재환과 페르난데스도 타격감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장타를 칠 수 있는 선수들이 힘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좀처럼 홈런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석환이 부상을 털고 돌아왔다. 지난 22일 1군에 등록된 양석환은 첫 경기에서는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반면, 24일 한화전에서는 2회초 볼넷으로 선취점 발판을 놓았고, 9회초 2사 1루에서는 안타를 때려내며 찬스를 이어가며 제 몫을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양석환은 부상만 없으면 된다"라며 강한 신뢰를 보였다.
양석환이 돌아오면서 두산 김재환도 집중 견제에서 벗어나 부담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다. 출산 휴가로 24일과 25일 한화전에 빠지는 김재환은 26일부터는 정상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외국인타자 페르난데스도 조금씩 타격감을 올리고 있다. 지난 22일 롯데전에서 4안타를 때려냈고, 24일 한화전에서는 안타와 볼넷으로 2출루 경기를 했다. 김 감독은 "아직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타격 포인트가 조금씩 앞에서 맞기 시작했다"고 긍정 신호를 짚었다.
폭발력을 잃은 타선과 함께 투수진까지 흔들리면서 두산은 최근 10경기에서 2승8패에 머물렀다. 일주일 사이 팀 순위는 3위에서 7위까지 내려갔다. 일단 가장 중요한 타선의 한 조각은 맞춰졌다.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