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손세이셔널' 손흥민(30)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각) 아시아 선수 최초로 유럽리그, 그것도 전세계 최고의 리그로 평가받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득점왕에 등극한 뒤 토트넘을 "나의 집"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토트넘 담당 기자는 "토트넘 구단은 손흥민의 발언을 당연하게 여기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사미 모크벨 토트넘 담당 기자는 24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을 통해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아있는 이유와 향후 미래에 대해 평가했다.
이 기자는 손흥민의 겸손한 성격 덕분에 토트넘이 손흥민과 두 차례 계약 연장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고 전했다. 2015년 여름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토트넘 유니폼을 갈아입은 손흥민은 2018년 여름 5년 장기계약에 이어 2021년 4년 재계약하면서 2025년까지 토트넘 소속 선수가 됐다. 당시 손흥민은 14만파운드(약 2억2200만원)였던 주급을 팀 내 최고 수준인 20만파운드(약 3억1700만원)까지 올리면서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2017년과 2018년 사이 빅 클럽의 러브콜이 있었다. 맨시티였다. 손흥민이 토트넘 이적 이후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활약하는 것을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눈여겨본 것. 맨시티에서 손흥민을 데려가기 위해 손을 뻗자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철벽방어를 쳤다.
모크벨 기자는 이적시장 사정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손흥민이 토트넘에 잔류하게 된 건 다른 구단들이 손흥민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다른 구단들이 수년에 걸쳐 손흥민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지만 레비 회장 때문에 제대로 경쟁을 펼칠 용기를 낸 구단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흥민이 전세계 톱 클래스 선수들과 비교해 '드문 케이스'라고 꼬집었다. 모크벨 기자는 "손흥민은 자존심이 없는 세계적인 축구선수라는 점에서 드물다. 토트넘 내에서 손흥민을 비난하거나 나쁘게 말하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손흥민이 좀 더 자기중심적이었다면, 토트넘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또 "손흥민의 겸손한 모습을 야망이 없다고 착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손흥민도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과 주요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경쟁하길 원한다. 단 손흥민이 토트넘을 좋아하게 된 건 안토니오 콘테 감독 덕분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콘테 감독의 지도 아래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모크벨 기자의 평가는 냉정했다. 손흥민이 득점왕도 차지하고, 축구통계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가치도 8000만파운드(약 1270억원)나 되지만 서른이 넘었고, 이적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레비 회장이 손흥민을 이적 카드로 활용하지 않는 이유는 구단 내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의 일정 부분을 손흥민이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모크벨 기자는 구단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구단은 손흥민이 토트넘을 집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당연하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