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55km 강속구가 제구가 되어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른다. 커브 슬라이더가 빠른공의 위력을 배가시킨다. 컨택트 능력이 탁월한 최고 타자라고 해도 정타를 만들기 어렵다. 요즘 한화 이글스의 '고졸루키' 문동주(19)가 등판할 때마다 야구인들은 눈을 떼지 못한다.
키움 히어로즈와 지난 주말 3연전. 문동주는 '슈퍼루키'에 걸맞은 호투를 펼쳤다. 이정후와 두 차례 맞대결이 인상적이었다. 22일 선두타자 이정후를 1B에서 시속 154km 빠른공을 던져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1~2구 모두 시속 154km를 찍었다. 20일 경기에선 1사후, 1B1S에서 커브를 던져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2타수 무안타. 대한민국 최고타자를 두번 모두 완벽하게 봉쇄했다. 공 5개로.
지난 10일 LG 트윈스를 상대로 한 데뷔전에서 ⅔이닝 4안타 1볼넷 4실점한 후 완벽에 가까운 호투가 이어졌다.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후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지난 13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5경기에서 5이닝 1안타 무실점, 2홀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16타자를 상대로 70개의 공을 던졌는데, 볼넷은 1개뿐이고 삼진 3개를 잡았다. 흐름을 내준 끌려가는 상황, 따라가는 상황, 타이트한 리드 상황에서 등판해 다양한 경험을 했다. 이렇다할 위기없이 상대타자를 눌렀다.
히어로즈를 상대로 22일 3~6번, 20일 2~4번을 틀어막았다. 1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4~6번, 15일 롯데전 때는 5~7번을 봉쇄했다.
간결하고 다이내믹한 투구동작이 눈에 띈다. 부드러운 투구 매커니즘을 거쳐 시속 155km 강속구를 편하고 꾸준하게 던진다.
투수 출신으로 감독을 거친 한 야구인은 "스피드만 좋은 게 아니라 공의 회전력까지 뛰어나다. 든든한 하체를 기반으로 안정된 투구폼이 장점이다. 투수로서 이상적인 체형을 갖고 있다"고 했다.
지난 9일 1군에 첫 등록해 2주가 흘렀다. 지난 2주간 문동주는 확실하게 자신의 가치, 존재감을 알렸다.
갓 고교를 졸업한 신인선수답지 않게, 멘탈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문동주를 2주간 지켜본 뒤 다음 스텝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2~3일 간격으로 1이닝씩 던졌는데, 더 크고 중요한 역할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동 '꼴찌' 한화에 문동주는 '미래전력'이자 '현재전력'이다. 세밀하게 관리하면서 효과적인 활용법을 찾아야 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