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모두가 너의 성공을 축하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아시아 축구 역사 양쪽에 모두 새로운 페이지가 작성됐다. 토트넘 홋스퍼의 스트라이커 손흥민(29)이 23일(한국시각)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작성한 것이다. EPL 사상 최초로 아시아선수가 득점왕을 차지했다.
손흥민은 이날 영국 노리치의 캐로 로드에서 열린 2021~2022시즌 EPL 최종 3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노리치를 상대로 2골을 터트리며 팀의 5대0 완승을 이끌었다. 이 경기 전까지 EPL 득점 선수인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에게 1골 뒤져 있던 손흥민은 차례로 22, 23호골을 터트리며 살라를 넘어섰다. 단독 득점왕 가능성도 있었지만, 살라가 1골을 넣는 바람에 공동 득점왕이 됐다. 공동이든, 단독이든 손흥민이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을 차지했다는 팩트는 변함이 없다.
이런 놀라운 성과를 거둔 손흥민에게 팀 안팎에서 찬사가 쏟아졌다. 팀 동료들은 누구 하나 빼놓지 않고, 손흥민의 대단한 성취를 축하해줬다. 심지어 손흥민이 득점왕에 오를 수 있도록 마치 자기 일처럼 애써줬다. 동료들은 경기 내내 손흥민을 격려하며 득점왕을 차지하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손흥민은 "오늘 골 찬스를 많이 놓치면서 다운되어 있었는데, 동료들이 계속 '할 수 있다'는 말들을 경기장에서 해줬다. 또 '계속 찬스를 만들어 주겠다'며 내게 힘을 실어줬다"고 말했다.
토트넘 내에서 손흥민이 어떤 존재감을 지녔는 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나이스 가이'로서 팀 동료들의 애정과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뜻이다. 팀 동료 벤 데이비스는 SNS를 통해 '친구야, 축하해! 넌 엄청난 선수야. 득점왕을 받을 만하고, 네가 자랑스러워'라고 축하했다. 에밀 호이비에르 또한 SNS에 손흥민의 득점 장면을 올리며 '쏘니, EPL 골든부츠의 주인이 된 것을 축하해 우리 모두 네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데얀 쿨루셉스키는 경기 중 결정적인 골 찬스를 잡았지만,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슛할 기회가 있었지만, 손흥민을 보니 슛을 할 수 없었다. 그가 득점왕을 차지해 우리 모두 기쁘다"고 말했다.
지금은 에버튼 소속이지만, 한때 토트넘에서 절친 사이였던 델레 알리 역시 SNS로 손흥민의 득점왕 수상을 축하했다. 그는 자신과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형제여! 네가 무척 자랑스럽다'는 코멘트를 달았다. 손흥민이 실력 뿐만 아니라 인성도 '월드클래스'라는 것을 득점왕 등극 후 끊임없이 이어지는 축하 릴레이에서 알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