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잘 나가던 대전하나시티즌의 고민은 '수비'였다.
대전은 최근 놀라운 집중력으로 '극장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일 부산 아이파크전에서는 먼저 3골을 내준 뒤 후반에만 4골을 몰아넣어 4대3 대역전승을 거둔 것을 비롯해, 매경기 끈끈한 승부를 이어가며 8경기 무패(6승2무)를 달렸다. 막판 승부처에서 힘을 발휘한 것은 고무적이었지만, 수비가 무너지며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안산 그리너스와의 12라운드(2대1 대전 승)부터 부산과의 15라운드까지 4경기에서 무려 9골을 내줬다. 이민성 대전 감독의 말대로 "우승후보 답지 않은 실점률"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대전은 휴식기 동안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진행했다. 코로나19 집단감염 여파로 동계훈련 막판 제대로 훈련하지 못한 것을 감안, 시즌 중 스퍼트를 올렸다. 더 멀리 보기 위한 이 감독의 선택이었다. 그 여파로 선수단의 몸이 무거워졌다. 특히 수비진의 반응 속도가 느려졌다. 상대의 빠른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이 감독은 수비진에 분발을 촉구하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보였다. 실수에 의한 실점이 많았던만큼, 조직력만큼이나 심리적 안정감을 더하는데 주력했다.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대전은 2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천FC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16라운드에서 1대0으로 이겼다. 대전은 무패행진을 8경기로, 홈 무패행진도 16경기로 늘렸다. 한 경기를 덜치른 대전(승점 29)은 2위 부천(승점 30)과의 승점차를 1로 좁혔다. 무엇보다 5경기만의 클린시트에 성공했다. 전반 40분 김승섭의 환상적인 중거리슛을 끝까지 잘 지켜냈다. 수비수들의 몸이 올라온 모습이었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특히 이창근 골키퍼가 고비마다 선방쇼를 펼치며 대전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대전이 화력만 있는 팀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내며, 승격후보 자격을 한가지 더 더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무실점을 위해 끝까지 몸을 날렸다. 앞으로 자신감이 더 생겼으면 좋겠다.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를 선수들이 잘 수용해준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