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홈런 맞아도, 평균자책점 올라가도 팀이 이겼으니….
SSG 랜더스는 2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5대4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패색이 짙었지만, 경기 막판인 8회와 9회 1점씩을 뽑으며 막강 LG 불펜을 무너뜨리고 천금의 승리를 가져왔다.
이날 SSG 선발은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승부였다. 올시즌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이 경기 전까지 7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승 무패를 기록중이었다. 평균자책점은 0점대였다. 모든 경기 최소 6이닝 이상을 투구했고, 실점은 1점이 넘은 적이 없었다. 그야말로 완벽한 피칭의 연속이었다. 난공불락, 언터처블 등의 수식어가 따랐다.
하지만 LG전은 양상이 조금 달랐다. 1회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오지환에게 내준 스리런포는 김광현에게 큰 충격일 수 있었다. 시즌 두 번째 피홈런이기도 했지만, 3점이나 내주는 게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김광현도 사람이었다. 오지환의 홈런에 흔들렸는지, 2회에도 이상호에게 2루타를 맞고 희생플라이로 추가 실점까지 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여기서 더 무너지지 않았다. 충격을 이겨내고 7회까지 소화했다. 실점도 더는 없었다. 선발투수로서의 책임감을 잊지 않은 것이다.
김광현이 포기하지 않고 버텨주자, SSG에도 역전을 노릴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5회 1점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점수를 좁혀나가며 결국 경기를 뒤집었다. 김광현은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플레이에 박수를 보내며 열심히 응원을 보냈다. 분위기 메이커로서도 역할을 100% 수행했다.
SSG는 1위 경쟁을 벌이는 LG 트윈스에 의미있는 역전승을 거뒀다. 김광현도 패전을 면했다. 승수가 올라가지 않았어도, 평균자책점이 1점대로 올라갔어도 김광현 입장에서는 웃을 수 있었다. 올시즌 자신이 등판한 8경기 모두 팀이 승리한 기록을 이어가게 됐으니 말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