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이 날만을 기다렸다!'
'대투수' KIA 양현종이 새 역사를 썼다. 양현종은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전에서 시즌 3승째에 성공하며 개인 통산 150승이자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갖고 있던 타이거즈 역대 투수 최다승 타이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9경기 만에 시즌 3승째를 거둔 양현종, 동료들의 부담도 적지 않았다.
호투하는 날에도 승운이 따르지 않는 날이 많았고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13일 잠실 LG전에선 3회 2사까지 완벽한 투구를 펼치다 갑자기 헤드샷을 퇴장을 당해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양현종은 이날 경기에서 7⅔이닝 4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고 팀의 4대2 승리와 함께 승리 투수가 됐다.
경기가 끝난 후 대기록을 쓴 양현종을 축하하기 위해 후배들이 모였다.
장현식 이준영 정해영 윤중현 이의리 등 선수들이 방송 인터뷰를 하는 양현종의 옆에서 커다란 아이스박스와 물병을 들고 모습을 드러냈다.
인터뷰를 하던 양현종은 이미 그들의 움직임을 확인하며 눈치를 챈 것 같았다.
5분여간 진행된 인터뷰를 마친 양현종, 그 순간 베테랑 양현종의 센스 넘치는 모먼트가 포착됐다.
헤드폰과 마이크를 착용하고 있던 양현종은 후배들에게 "잠깐만!"을 외치며 방송 장비를 벗을 시간을 벌었다. 방송장비가 물에 젖을 것을 염려했던 것.
다행히도 참을성이 있었던 후배들은 양현종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방송장비를 벗어낸 양현종이 물세례를 받기 위해 스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양현종이 다가오자 선수들은 기다렸다는 듯 물세례를 퍼부었고 장현식과 유승철이 커다란 아이스 박스를 들어 양현종을 향해 뿌리면서 대투수의 최연소 150승 달성 축하 세리머니는 기분 좋게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