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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히어로]"오늘 아버지 기일. 꼭 이기고 싶었다." 뚝 떨어진 143km로 5이닝 무실점. 국내 선발 자존심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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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오늘이 아버님 기일이라 꼭 이기고 싶었다."

LG 트윈스 임찬규에겐 의미있는 날이었다. 아버지의 기일. 그런데 상대는 KT 위즈였고, 특히 LG의 천적으로 알려진 고영표여서 쉽지 않아보였다.

구속도 줄어든 임찬규는 그래도 공을 뿌렸고,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선발로서의 임무를 다했다. 타자들이 고영표를 무너뜨려 LG가 7대3으로 승리했고, 임찬규에게 소중한 승리가 주어졌다.

임찬규는 19일 수원에서 열린 KT와의 원정경기서 5이닝 동안 3안타 4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챙겼다. 지난해 2승에 그쳤던 그였기에 벌써 지난해보다 많은 승리를 챙겼다.

5이닝 무실점. 웬만한 에이스급 선발 투수라면 크게 대단한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LG 트윈스라면 다르다. 특히 국내 투수는 더욱 그렇다.

그동안 부진으로 인해 자존심을 구겼던 LG 베테랑 임찬규가 오랜만에 제몫을 했다. 특히 상대 선발이 '천적'인 KT 위즈 에이스 고영표였기에 5이닝 무실점의 의미가 컸다.

2회말 2사 만루, 4회말 2사 1,2루, 5회말 2사 만루 등의 위기가 찾아왔지만 수비수들과 함께 이겨냈다. 특히 5회말 박경수의 2루타성 타구를 이재원이 잡아낸 장면이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임찬규는 "가족도 아닌데 사랑스러웠다. 너무 잘생겨 보이고 커보였다"면서 "원래 수비수들이 잘해주면 리액션을 크게 하는데 이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이재원이 엄청난 캐치를 해서 저절로 무릎을 끓었다"라고 했다.

임찬규는 "사실 오늘이 아버지 기일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승리하고 싶었다"며 "아버지 기일에 좋은 성적으로 팀이 이길 수 있어서 가족과 친척에 좋은 선물을 해준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했다.

사실 답답하다. 구속이 느려졌다. 지난해부터 최고148㎞를 던졌던 임찬규인데 이날은 143㎞가 최고였다. 임찬규는 "준비를 많이 했는데 원하는 구위, 스피드가 나오지 않아 스트레스가 많았다"면서 "예전에 138㎞의 느린 공으로도 타자들을 잡았는데 지금 공이 안간다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원래 하던대로 맞혀 잡다보면 분명히 컨디션이 올라왔을 때는 잘 던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멘털을 잡았다고 했다.

"오늘도 좋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임찬규는 "안되면 안되는대로 (유)강남이와 좋은 공을 선택해서 할 수 있었다. 재원이 등 수비의 도움이 컸다"라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몸이 느낄 정도로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고. 임찬규는 "몸의 균형이 흐트러져있는 느낌이다. 먼가 안맞다는게 던지다보면 안다. 힘이 안들어간다"면서도 "반대로 긍정적인 것은 밸런스가 안좋은데도 140㎞정도가 나오더라. 밸런스가 맞춰지면 어느 순간 좋아질 것 같다. 심각하게 생각 안한다"라고 말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