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스페인의 한적한 도시 세비야가 광적인 훌리건들의 살벌한 난투극으로 한순간에 전쟁터처럼 변했다.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와 레인저스(스코틀랜드)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이 끝난 뒤 벌어진 풍경이다.
프랑크푸르트가 '차범근 시대' 이후 42년 만에 UEL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영광스러운 날이지만, 거의 폭도에 가까운 훌리건들의 난동으로 오점이 발생했다. 프랑크푸르트는 19일(한국시각) 스페인 세비야의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에서 열린 2021~2022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레인저스와 연장전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가 펼쳐졌고, 여기서 프랑크푸르트가 5대4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무려 42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자 현지 '직관'으로 응원하던 프랑크푸르트 팬들이 기쁨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러나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며 결국 폭동에 가까운 난투극으로 번지고 말았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이날 '무뢰배같은 축구 팬들이 유로파리그 결승전 후 세비야 거리에서 유리잔과 의자를 서로 집어 던지며 참혹한 난투극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경기 결과에 실망한 레인저스 팬들이 낙심해 있는 반면, 프랑크푸르트 팬들은 깃발과 셔츠를 흔들며 기뻐했다. 플레어도 터트렸다. 점점 충돌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 분위기로 돌변해갔다. 결국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현지 경찰은 산 베르나르도 인근의 푸엔테 데 로스 봄보로스에서 양팀의 극성 팬들이 난투극을 펼쳤다고 밝혔다. 카페 야외 좌석을 사이에 두고 의자와 유리잔, 테이블 등을 서로에게 던지며 피해를 입혔다. 데일리메일에 실린 사진은 마치 폭동이 일어난 듯한 모습이었다.
결국 경찰이 개입해 강경한 제압 작전으로 밤새 벌어진 폭력 사태를 끝냈다. 스페인 경찰은 "세비야 중심가에서 밤새 벌어진 폭력사태에 따른 공공질서 위반 혐의로 프랑크푸르트 팬 5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