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의도적 차별이었을까, 단지 경기에 집중했을 뿐일까.
최근 뉴욕에서 벌어진 해프닝을 두고 미국, 일본 양국 언론과 네티즌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지난 14일(한국시각) 뉴욕 메츠는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 경기를 '재팬 헤리티지 나이트'로 명명하고, 시구자로 모리 미키오 뉴욕 주재 일본 총영사를 초청했다. 모리 총영사는 시구를 위해 그라운드에 진입, 마운드 옆에서 이날 메츠 선발 투수 맥스 슈어저의 투구를 잠시 지켜봤다. 그러나 슈어저는 시구자에게 마운드를 양보하지 않은 채 투구를 이어갔고, 결국 경기 시간이 임박하면서 모리 대사는 시구를 하지 못한 채 그대로 그라운드를 빠져나와야 했다. 메츠는 경기 후 성명을 통해 '타이밍과 프로세스에 혼란이 있었다. 추후 시구 기회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유감의 뜻을 드러냈다.
일본 현지 매체인 도쿄스포츠, 다이제스트 등은 모리 총영사의 시구 불발을 '소동'으로 명명하면서 앞다퉈 다뤘다. 국가를 대표하는 총영사 자격으로 시구행사에 초청됐으나, 마운드에서 어정쩡하게 머물다 퇴장할 수밖에 없게 만든 슈어저와 메츠에게 비난의 화살을 날리고 있다. 일본 네티즌들 역시 '외교 문제', '인종 차별' 등을 거론하면서 메츠와 슈어저에게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한편에선 단순 해프닝이며 과잉 반응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모리 총영사의 시구 불발에 적잖이 언짢은 눈치다.,
미국 현지 반응은 다양하다. 뉴욕포스트는 '처음엔 슈어저의 장난 정도로 생각됐지만, 상당히 집중하는 모습이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USA투데이도 '이날 시구자는 (선발 등판하는) 슈어저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았다'며 단지 슈어저가 경기에 집중했을 뿐이라는 시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일부 미국 네티즌들은 '불필요한 행동으로 문제를 일으켰다'고 슈어저와 메츠의 대응을 지적하기도 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