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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2.09' 투수의 힘으로 버틴다…예비 FA의 숨은 노력 [SC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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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야구는 투수놀음. 투수의 호투에는 숨은 조연이 있다.

두산은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총 5경기를 치렀다. 13일 대구 삼성전이 갑작스럽게 내린 비로 순연된 가운데 3승2패로 흑자 승률로 마무리했다.

5경기에서 두산 타자들은 타율 2할3푼4리에 머물렀다. 타선이 좀처럼 화끈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투수력이 팀 버팀목이 됐다.

5경기에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은 2.09로 10개 구단 중 가장 '짠물투'를 펼쳤다.

올 시즌 두산은 지난해 MVP 아리엘 미란다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마무리 투수 김강률도 지난 11일 어깨 불편함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들의 공백은 '젊은 투수'가 채웠다. 2년 차 최승용이 선발진에 안착했고, '예비역' 정철원은 꾸준히 구속 향상을 이루며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젊은 투수가 성공적으로 1군에 정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포수 박세혁(32)의 역할도 한몫했다.

2012년 두산에 입단한 박세혁은 그동안 '국대 포수' 양의지 백업으로 자리를 지켰다. 양의지가 2019년 시즌을 앞두고 NC 다이노스와 FA 계약을 하면서 팀을 떠났고, 박세혁은 그동안 보고 배운 기량을 펼쳤다.

주전 포수로 자리를 잡은 뒤 부침도 있었지만, 박세혁은 나름의 스타일대로 위기를 극복했다. 주전 포수 첫 해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박세혁은 우승 포수 대열에 합류했다.

우승 포수 출신 김태형 두산 감독은 당근과 채찍을 고루 섞으며 박세혁의 포수로서 성장에 힘을 보탰다.

박세혁도 4년 째 두산의 안방을 지키면서 포수로서 많은 노하우가 붙었다. 경험이 없는 젊은 투수는 박세혁의 노련한 리드로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었다.

두산 관계자는 "박세혁이 평소 투수들과 이야기를 한다. 상대에 대한 분석도 분석이지만, 투수의 구질 상태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경기에 녹여낸다"고 귀띔했다.

지난 11일 키움전에서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최승용도 "박세혁의 사인대로 공을 던졌다"고 공을 돌렸다. 최승용의 직구 컨디션이 좋자 적극 활용하며 상대 타자를 압박한 것이 효과를 봤다.

김 감독 역시 "상대 타자 분석이 다 돼있는 포수"라며 경험을 높게 샀다.

최근에는 타격감도 올라오기 시작했다. 10경기에 타율 3할8푼2리를 기록했다. 시즌 득점권 타율이 3할9푼1리나 될 정도로 찬스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포수답지 않게 빠른 발까지 갖추고 있어 짧은 타구에도 장타로 연결하곤 한다.

박세혁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공·수 모두 물오른 기량을 펼치면서 박세혁은 가치를 높이기 시작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