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유럽 사람들이 가장 혐오스러워 하는 게 바로 나치즘이다. 세계 2차대전의 전범인 아돌프 히틀러가 내세운 나치즘을 추종하는 상징이나 행위가 포착되면 전 유럽의 공분을 사곤 한다. 그런데 나치식 경례 행위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나왔다. 하필 손흥민(토트넘)이 경기에 나왔을 때다.
영국 대중매체 데일리스타는 16일(한국시각) '일부 번리 팬이 토트넘 관중들을 향해 나치식 경례를 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15일 오후 8시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1~2022 EPL 37라운드 홈경기를 치렀다. 토트넘이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이겼다.
EPL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은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번리 골키퍼 닉 포프가 연달아 신들린 선방쇼를 펼치며 손흥민의 골을 막아냈다. 그래도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리그 4위 도약에 성공하며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가시권에 뒀다.
토트넘의 기분 좋은 승리로 끝날 듯 하던 경기는 이후 다른 문제로 화제가 됐다. 경기 중 관중석에서 '나치식 경례'를 하고 있는 번리 팬이 포착된 것. 한 팬이 촬영한 영상에는 관중석에서 나치 식으로 팔을 곧게 펴서 인사하는 모습이 나왔다. 영상 설명에는 '역겨운 장면이다. 오늘 번리 팬이 스퍼스와의 경기에서 나치 경례를 하고 있다. 인종차별이나 반유태주의는 용납할 수 없다'는 코멘트가 달렸다.
양 구단도 이런 행위를 한 팬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일단 이런 인종차별 행위를 한 팬은 체포됐다. 토트넘 구단은 공식 SNS를 통해 "두 명의 번리 서포터의 신원을 파악해 체포했다. 경찰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번리구단 역시 이 글을 공유하며 "3명의 팬이 인종차별 행위로 체포됐음을 확인했다. 이 문제에 관해 토트넘 구단과 메트로폴리탄 경찰청, 랭커서 경찰청과 공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