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제로 코로나' 후폭풍이 거세다.
중국이 내년 6월16일부터 한 달간 열릴 예정이던 아시안컵 축구대회 개최권을 포기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축구협회(CFA)와 긴 논의 끝 CFA로부터 2023년 아시안컵 대회를 주최할 수 없다는 공식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사유는 코로나19다. AFC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중국이 개최권을 포기하게 된 예외적인 상황을 인정한다'고 배경을 설명했했다.
앞서 중국은 상하이, 베이징 등 코로나19 확산세를 이유로 올해 자국에서 개최하기로 한 아시안게임(9월 항저우)과 유니버시아드 대회(6∼7월 청두)를 연기하기로 했다. 중국은 현재 '제로 코로나' 정책을 앞세우고 있다. 강력한 방역 조치를 이유로, 상하이에 고강도 봉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진자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에 위기를 맞으며 스포츠 이벤트들이 줄줄이 연기, 취소되고 있다. 아시안컵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은 2019년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AFC 임시총회에서 2023년 아시안컵 개최지로 선정됐다. 그러나 1년 정도를 남겨놓고 중국이 아시안컵 개최를 포기하면서 AFC는 당장 새로운 개최국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AFC는 일단 2023년 대회 개최와 관련한 구체적인 후속 조치는 적정한 때 알리겠다고만 밝힌 상황이다.
준비 기간이 1년여밖에 남지 않아 현실적으로 AFC의 요구 조건을 충족하면서 새롭게 대회 유치에 뛰어들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월드컵을 치르며 인프라가 풍부한 한국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2023년 아시안컵은 애초 우리나라도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던 대회다. 한국을 비롯한 4개국이 유치 신청을 희망했으나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이 철회하면서 중국에 개최권이 돌아갔다. 대한축구협회의 경우 같은 해에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유치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유치 신청을 거둬들인 바 있다.
현재로서는 대한축구협회도 AFC의 후속 조치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아시안컵 규모의 대회를 치르려면 우선 정부와 지자체 등의 적극적인 참여 의지가 있어야 한다"면서 "AFC의 후속 조치가 나와야 검토가 필요한 부분은 협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유치할 경우, 1960년 이후 63년만에 한국에서 아시안컵이 열리게 된다.
일단 2022년 월드컵을 치르는 카타르가 가장 현실적인 옵션으로 보인다. 중동매체 '아랍뉴스'는 '카타르가 최우선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며 '카타르가 11월 열리는 월드컵 개최 준비로 경기장을 비롯해 시설 및 업무수행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카타르는 2027년 아시안컵 유치를 신청한 상태이기 때문에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