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첫번째 '합'은 좀 아쉬웠다.
경남FC가 자랑하는 브라질 트리오, 윌리안-에르난데스-티아고 라인이 처음으로 가동됐다. 경남은 14일 진주종합운동장에서 대전하나시티즌과 '하나원큐 K리그2 2022' 15라운드(1대1 무)를 치렀다. 설기현 경남 감독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 윌리안-에르난데스-티아고를 모두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부상과 적응 등의 문제로 엇갈린 세 선수가 동반 출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세 선수는 개인기량으로는 'K리그1'급으로 평가받는다. 윌리안은 이미 광주FC에서 기량이 검증된 선수다. 설 감독이 외국인임에도 주장 완장을 줄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올 시즌 부상으로 5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나간 경기에서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1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에르난데스는 처음 경남 유니폼을 입을때부터 K리그1 클럽들이 원했다. 지금도 여전히 주목을 받는 선수다. 올 시즌 4골-3도움을 올리고 있다. 티아고는 가장 핫한 선수다. K리그의 신입 외국인 공격수들이 1부, 2부 할 것 없이 기대 이하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티아고는 다르다. 6골-1도움을 올리며 확실한 임팩트를 주고 있다. 벌써부터 많은 K리그1 팀들이 주시 중이다.
세 선수가 올 시즌 만든 공격포인트만 18개에 달했다. 이런 세 공격수의 동반 출격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설 감독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고 했다. 하지만 일단 세 선수의 시너지는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설 감독은 세 선수를 스리톱에 뒀지만 실제로는 윌리안과 티아고가 투톱, 그 아래에 에르난데스가 서는 형태로 운영됐다. 최근 스트라이커에 가깝게 활용됐던 에르난데스가 공격형 미드필더로의 움직임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에르난데스가 전방쪽으로 자주 올라가다보니 티아고와 동선이 자주 겹쳤다. 티아고도 이날 볼을 잡은 뒤, 템포를 죽이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였다. 윌리안은 전술상 주로 오른쪽에서 자리하다보니, 특유의 가운데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설 감독은 결국 후반 23분 에르난데스를 하 남과 교체해 변화를 줘야 했다.
'윌리안-에르난데스-티아고 라인'은 첫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가능성은 보였다. 확실히 볼을 잡으면 상대가 위협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대전 수비수들도 세 선수를 의식, 라인을 올리지 못했다. 윌리안의 개인기, 에르난데스의 스피드, 티아고의 높이, 각기 다른 장점을 갖고 있는만큼, 조직력만 올린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설 감독 역시 "첫 퍼포먼스는 썩 마음에는 안든다. 이제 3명이 처음으로 하다보니 익숙치 않더라. 콤비 플레이가 안보였다. 특징이 명확한 선수들인만큼 시간이 가면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된다"고 했다.
진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