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재원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가 승기를 가져왔다."
14일 잠실 KIA전에서 5대3으로 승리한 LG 트윈스 감독의 승리 소감이다.
LG 이재원(23)은 이날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의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첫 타석에서 사구로 걸어나간 이재원은 두 번째 타석인 4회말 KIA 선발 션 놀린이 뿌린 한복판에 몰린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걷어올려 중월 투런포로 연결했다. 국내에서 거리가 가장 먼 잠실구장 가운데 펜스를 넘긴 대형 홈런. 이재원이 잠실에서 손맛을 본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팀이 4-3으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고 있던 8회말 1사 1, 2루에선 쐐기점으로 연결되는 적시타까지 터뜨리면서 팀의 2점차 승리에 공헌했다.
이재원은 지난해 62경기에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올 시즌 개막엔트리에 합류하면서 가능성을 인정 받는 듯 했지만, 4월 6일 이후 1군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퓨처스(2군)에서 한 달간의 재정비를 거친 이재원은 이달 초 콜업된 이후에도 좀처럼 감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13일 KIA전 멀티 히트에 이어 14일엔 3타점 경기까지 펼치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재원은 경기 후 "놀린이 변화구로 주로 승부하는 투수인데, 변화구를 염두에 두고 있다가 운 좋게 배트에 맞은 것 같다"고 홈런 순간을 되돌아봤다. 이어 "(1군 말소 후) 조바심을 내기보다 순리대로 가고자 했다. 단계별로 쌓아가자는 방향성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며 "재활군, 퓨처스 코치님들로부터 많은 조언을 받았다. 특히 퓨처스에서 헤맬 때 타격 메커닉과 포인트를 수정하면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2018년 2차 2라운드로 지명돼 프로 인생을 시작한 이재원은 1m92, 100㎏의 당당한 체격을 갖춘 선수. LG에서 일찍이 차세대 거포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팬들 역시 '잠실 빅보이'라는 멋들어진 별명으로 이재원의 미래를 응원하고 있다.
이재원은 "이호준, 모창민 코치님 등 여러 코치님들이 항상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며 "특히 박해민 선배가 해준 '삼진을 두려워하면 홈런을 칠 수 없다'는 조언도 와닿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팬들의 응원 구호처럼) '잠실 빅보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타자가 되게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