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한 순간은 단 한번도 없었다. 팬분들의 응원이 마지막 한발을 뛰게 했다."
'돌아온 수원 에이스' 전진우가 수원 삼성 팬들과 축구를 향한 절절한 애정을 전했다.
전진우는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12라운드 성남과의 홈경기 후반 추가시간 기적같은 결승골로 수원 삼성의 홈 2연승을 이끌었다.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체력 부담이 컸다. 후반 막판 다리에 경련이 일며 절뚝이는 모습이 감지됐고, 그라운드에 수차례 주저앉았다. 교체카드 5장을 모든 쓴 상황, 교체도 불가능했다. 그런데 이 선수가 후반 추가시간 사력을 다해 쏘아올린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전진우는 그라운드에 드러누운 채 눈물을 펑펑 쏟았다. 기적같은 극장골, 짜릿한 승리에 빅버드는 "전진우!"를 연호하는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1대0 승리, 수원 삼성은 이병근 감독 부임 후 홈 2연승을 달렸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전진우는 힘들었던 시간들을 돌아보며 "꿈이 있기 때문에 단 한번도 포기한 적은 없었노라"고 했다. 기적같은 결승골에 대해선 "팀 형들이 '할 수 있다, 포기하지 말라'는 말이 큰 힘이 됐고, 팬 분들의 응원이 마지막 한발을 더 뛰게 해줬다"며 감사를 전했다. 아래는 전진우의 경기 후 인터뷰 일문일답 전문이다. 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경기 소감
▶정말 간절했다. 부상으로 인해 힘든 시간도 있었는데 포기한 순간은 단 한번도 없었다. 내겐 꿈이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오늘 하루 결과에 만족하고 싶지 않고, 이제 시작이라 생각한다. 부족한 걸 더 많이 보완해야 하고 장점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 제게 오늘 하루는 정말 의미있는 날이다.
-후반 추가시간 잘 걷기도 힘든 상황에서 골을 넣었다. 그 상황을 설명해줄 수 있을까.
▶처음엔 쥐가 한번 났는데 그 뒤로 종아리, 허벅지, 내전근, 햄스트링이 팍팍 계속 올라왔다. '어떡하지' 하고 있는데 팀 형들이 '너 할 수 있다. 포기하지 말라'고 이 말이 정말 너무 큰힘이 됐다. 무엇보다 팬분들이 많이 오셨고, 팬 분들의 응원이 마지막 한발을 더 뛰게 해줬다.
-골 직후 눈물을 쏟았는데
▶참 길고 힘든 시간이었다. 오늘이 꿈같았다. 골 들어가자마자 머리가 하얘지고 이게 진짜 내게 이뤄진 일인가 생각했다. 진짜 내겐 데뷔골보다 더 짜릿한 순간이었던 것같다.
-꿈이 있어 포기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전진우 선수의 꿈은?
옛날에 정말 많은 기대를 받아왔고 너무 좋은 미래를 꿈꿔오면서 축구를 해왔는데 군입대 후 오래 쉬어서 비슷한 연령대 좋은 선수들이 좋은 모습 보이다보니 한때 축구 보기도 싫었다. 슬럼프가 길다보니 저도 부모님도 힘들었고 그 기간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됐다. 하지만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게 축구고 다시 일어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국가대표, 꿈을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오늘 황선홍 감독님이 현장에 오셔서 지켜보셨는데.
▶제가 감독님께 어필할 수 있는 건 오직 그라운드에서 보여드리는 것뿐이다. 그거 하나다. 제가 잘하는 걸 보시고 좋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게 뽑혀갈 수 있는, 나라를 대표하는 자리다. 모든 선수가 다 그렇겠지만, 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빅버드에 "전진우" 함성이 울려퍼질 때 기분은?
▶수원 데뷔할 때 듣고, 수원 데뷔골 넣을 때... 그 이후 이런 느낌은 처음이다. 아니 그때보다 더 소름돋는 느낌이었다. 진짜 축구를 하는 이유가 이게 아닐까 생각한다. 오늘 정말 행복한 하루고 잊지 못할 하루가 될 것같다.
-이병근 감독께서 연습경기에서도 간절함이 있었다고 하시던데.
▶저한테는 한경기 한경기가 너무 간절했다. 첫경기 뛰고 나서 나머지 두경기 엔트리 못든 상황에서 연습경기에서 죽을 때까지 해보자 생각했다. 어떻게든 제게는 어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기 때문에 제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뛰었다고 할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 좋게 봐주셔서 오늘 경기에 뛰게 해주셨다. 감독님께서 개인적 미팅을 통해 떨어진 자신감도 불어 넣어주셨다. 감사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