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우의 기적 극장골이 터졌다.
11위 수원 삼성이 최하위 성남FC를 꺾고 이병근 감독 부임 이후 홈 2연승을 신고했다.
수원 삼성은 14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12라운드 성남FC와의 홈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전진우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승리했다.
11위(승점 10) 수원 삼성에게도, 최하위 12위(승점 5) 성남FC에게도 승점 3점이 절실한 경기였다. '레전드' 이병근 감독 취임 후 수원은 어린이날, 선두 울산전에서 1대0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으나 지난 8일 대구전에서 0대3 일격을 당했다. 지난달 6일 김천전 이후 4연패를 기록중인 성남에게도 연패 탈출은 간절했다.
양팀 모두 공격라인에 변화를 꾀했다. 이병근 수원 감독은 부상을 딛고 돌아온 '23세 영건' 전진우를 선발로 내세웠다. 오현규-류승우와 함께 스리톱으로 나섰다. 김남일 성남 감독은 부상한 박용지 대신 '폭풍 이적생' 이종호를 최전방에 첫 선발로 기용했다.
황선홍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현장에서 직관하는 가운데 수원 전진우, 오현규과 함께 성남 2004년생 수비수 김지수가 데뷔전을 치렀다. 2000년생미드필더 전성수와 99년생 공격수 구본철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전반: 70%의 점유율, 수원 아쉬운 골대 2번
전반 2분 수원 베테랑 수비 민상기와 성남 베테랑 공격수 이종호가 공중볼을 다투며 강하게 충돌했다. 일진일퇴의 뜨거운 공방이 이어졌다. 수원은 중원사령관 사리치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전반 16분 사리치가 오른쪽 측면의 류승우를 바라봤다. 택배 패스에 이은 류승우의 날선 중거리 슈팅이 골대 모서리를 살짝 비껴났다. 전반 18분 성남 이종호의 오른발 터닝슈팅이 수원 양형모 골키퍼에게 잡혔다.
전반 30분 이후 수원의 공세가 거셌다. 전반 20분 상대 볼을 뺏어낸 정승원의 슈팅이 골대를 맞혔고, 이어진 전진우의 슈팅도 또다시 골대를 강타했다.
전반 24분 불투이스의 헤더, 전진우의 헤더 패스를 이어받은 오현규가 몸 던지는 헤딩으로 골망을 갈랐지만 전진우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전반 36분 사리치의 날선 크로스에 이은 정승원의 헤더를 김영광이 손끝으로 쳐내며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전반 42분 수원의 역습, 사리치의 필사적인 슈팅이 빗나갔다. 후반 추가시간 성남 이시영의 크로스에 이은 이종호의 헤더가 빗나가며 양팀은 0-0으로 전반을 마쳤다.
수원이 점유율 69%로 주도한 전반전이었다. 수원은 4개의 슈팅 2개의 유효슈팅, 성남이 3개의 슈팅, 1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후반: 성남의 거센 반격, 전진우의 기적 극장골
후반 시작과 함께 김남일 성남 감독은 김지수 대신 베테랑 권완규를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했다. 후반 초반은 성남의 분위기였다. 후반 2분 구본철의 중거리 슈팅을 수원 양형모 골키퍼가 펀칭으로 쳐냈다. 이어진 이재원의 슈팅도 막혔다. 후반 3분 정승원이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수원은 후반 5분 정승원, 장호익을 빼고 염기훈, 이기제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5분 수비라인의 실수를 틈탄 성남 이종호의 슈팅이 날카로웠다. 이어진 세트피스, 센터백 권완규의 헤더가 살짝 벗어났다. 성남의 공세가 거세자 이병근 감독은 후반 9분엔 한석종 대신 이한도를 투입했다.
후반 10분 80-80을 노리는 염기훈의 헤더가 아깝게 벗어났다. 후반 12분 성남은 이재원, 전성수를 빼고 팔라시오스와 김민혁을 투입했다.
후반 15분 염기훈과 류승우의 눈빛 호흡, 눈부신 패스워크의 불꽃같은 역습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마무리까진 이어지지 못했다. 후반 20분 류승우가 작심하고 노려찬 중거리 슈팅은 크로스바 정중앙을 강타했다. 류승우가 땅을 치며 아쉬움을 전했다. 격렬했던 승부, 후반 27분 근육경련으로 실려나온 성남 최지묵 대신 이지훈이 투입됐다.
후반 30분 수원은 류승우와 구대영을 빼고, 강현묵과 고명석을 투입했다.
이어진 세트피스 이기제의 크로스에 이은 민상기의 결정적인 헤더가 또다시 막혔다. 후반 32분 성남 김남일 감독은 이종호를 빼고 아껴둔 뮬리치를 투입하며 한 골을 향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36분 전진우도 근육이 올라오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첫 선발에 체력부담이 감지됐다. 그러나 교체가 모두 완료된 상황, 끝까지 사력을 다했다.
후반 4분의 추가시간, 절뚝이던 전진우의 기적 골이 터졌다. 문전에서 필사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기어이 골망을 뚫어냈다. 죽을 힘을 다해 쏘아올린 결승골, 전진우는 눈물을 펑펑 쏟았다. 빅버드는 온통 "전진우!"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수원이 홈 2연승을 달리며 값진 승점 3점을 쌓아올렸다. 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