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헤드샷만 아니었더라면….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의 150승 도전이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실투 하나에 손쉽게 승리를 더할 찬스를 날린 것이다.
양현종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이날 경기는 양현종의 개인 통산 150승이 걸린 경기였다. 7일 한화 이글스전 승리로 149승 고지를 밟았었다.
만약 양현종이 150승을 달성하면 이는 KBO리그 역대 4번째 대기록이었다. 송진우(210승), 정민철(161승), 이강철(152승)에 이은 4번째 대투수로의 업적을 쌓는 것이었다. 2007년 정민철의 기록 달성 이후 새로운 얼굴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정민철의 최연소 150승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기도 했다. 이전 기록은 35세 2개월 27일인데, 양현종은 13일 기준 34세 2개월 12일이었다.
출발이 아주 좋았다. KIA 타선이 3회 타자일순하며 5점을 획득, 빅이닝을 만든 것. 여기에 LG 타자들은 2회까지 양현종 공략에 애를 먹었다. KIA가 완벽히 승기를 잡았다.
그런데 3회말 생각지 못한 사고가 터졌다. 2사 1, 2루 상황. 양현종은 박해민을 상대했다. 볼카운트 1B2S 상황서 6구째 직구가 박해민의 머리쪽으로 향했다.
145km 직구 헤드샷. 곧바로 퇴장이었다. 상상도 못한 변수였다.
불행 중 다행인 건 박해민의 머리를 정통으로 강타한 게 아니라, 오른쪽 귀 부분 충격이 크지 않은 곳에 공이 맞았다는 것. 박해민은 큰 문제 없이 1루로 걸어나갔다. 양현종은 박해민에게 사과의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허무함은 지울 수 없었을 듯. KIA는 6회에도 3점을 추가하며 이날 경기를 압도했다. 10대1 대승을 거뒀다. 양현종이 5~6이닝만 무난하게 던졌다면 많은 팬들 앞에서 기록 수립이 가능할 수 있었다.
그래도 다음이 있어 양현종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최연소 기록은 사실상 양현종의 것. 다음 등판은 19일 부산 롯데전으로 예정돼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