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싸움도 나고 병도 날아들었다." "팬들이 많아 오버하기도 했다."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3연전이 13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양팀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인기팀들. KIA 타이거즈의 전신 해태 타이거즈는 전국구 인기팀이었다. 1990년 창단된 LG는 서울 연고의 강점을 살려 급속하게 인기 세력을 확정했다. 이후 양팀은 전통의 라이벌로 뜨거운 경쟁을 펼쳤다.
특히 90년대 초중반이 압권이었다. 양팀이 붙기만 하면 잠실구장에 3만500명의 관중이 꽉 들어찼다. 선수 면면만 해도 화려했다. 해태는 선동열-조계현-이강철 등으로 이어지는 최강의 마운드에 이종범이라는 불세출의 스타가 있었다. LG도 김용수-이상훈-정삼흠-김태원 등 투수진이 밀리지 않았고 1994년 신바람 신인 3총사 유지현-김재현-서용빈의 등장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그런 LG와 KIA가 뜨거울 때 만난다. LG는 6연승 중이고, KIA도 최근 6경기 5승으로 페이스가 매우 좋다. 2년 만에 육성 응원도 허용되고 날씨도 좋으니 양팀의 주말 3연전에 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 라이벌 매치의 산증인들이 양팀 사령탑이다. 류지현 감독은 말할 것도 없고, KIA 김종국 감독도 1996년 대졸 신인으로 해태 유니폼을 입으며 뜨거웠던 잠실의 열기를 느낀 마지막 주인공이 됐다.
두 감독은 당시를 어떻게 돌이킬까. 먼저 류 감독은 "관중들끼리 싸움도 많이 나고, 그라운드에 병도 많이 날아들었다"며 웃었다. 류 감독은 "경기 하는데 뒤에서 시끌시끌해 돌아보면, 외야 전광판쪽에서 팬들이 엉켜있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의 말처럼 당시 양팀 팬심이 너무 뜨거워 물리적 충돌이 많이 일어났었다. 외야석 하늘색 대형 쓰레기통이 그라운드에 투척되는 건 일도 아니었고, 내야 그물망을 넘겠다며 매달리는 팬들도 부지기수였다.
김 감독은 "정확히 반-반 나눠진 분위기였다"고 돌이켰다. 지금처럼 1루쪽은 홈팀 LG, 3루는 해태팬들이었다. 김 감독은 "한국야구 성지에서 열리는 해태-LG전은 선수들도 기대를 많이 했다. 팬들이 정말 많이 오셨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오버한 경우도 많았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다"고 말했다.
양팀 감독 모두 많은 팬이 입장할 이번 3연전에 선수들이 긴장하지 말고 즐길 것을 주문했다. 류 감독은 "잘 즐기고, 놀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도 "주변에서 기대가 많으시더라. 팬들의 응원이 너무 감사하다. 거기에 맞는 플레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