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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즐겁고, 자신있게" 5G 9타점..포수풍년 FA 시장 최대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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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FA 시즌. 둘 중 하나다.

'FA로이드'라 불리는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맞기도 하지만 반대 경우도 있다. 부담감에 눌려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기도 한다.

예비 FA 두산 포수 박세혁(32)에게 4월은 악몽이었다.

23경기 0.133의 타율에 2타점. 예비 FA라는 시선도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부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5월5일 어린이날 LG전 3안타 3타점을 쏟아내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 7일 KT전에서는 올 시즌 최다 4안타 경기도 펼쳤다.

5월 8경기 타율 0.346에 무려 12타점. 최근 5경기만 따지면 무려 18타수9안타(0.500) 9타점이다.

한 주를 여는 10일 고척 키움전.

좋은 타격감은 눈야구로 시작됐다. 6번 포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1회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제 타점을 올렸다. 9이닝 당 볼넷은 1.14개에 불과하던 키움 선발 애플러로부터 뽑아낸 귀중한 밀어내기 결승점이었다.

끝이 아니었다. 달아나는 타점도 박세혁의 몫이었다.

1-0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6회초 1사 1,3루. 박세혁은 애플러의 6구째 128㎞ 커브를 강하게 당겼다. 우익수 푸이그가 사력을 다해 뻗은 글러브를 약올리 듯 살짝 멀어지며 펜스로 굴렀다. 맞는 순간 스타트를 끊은 1루주자까지 홈을 밟았다. 3-0.

팽팽했던 초반 승부를 두산 쪽으로 가져오는 결정적 한방이었다. 선제 3타점이 모두 박세혁 방망이 끝에서 나왔다. 4번 김재환이 잠시 쉬어가는 사이, 박세혁은 강승호와 함께 두산 타선의 해결사로 맹활약 중이다.

포수로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날은 타격 뿐 아니라 선발 이영하의 최근 2년 간 최고의 피칭까지 이끌었다.

박세혁의 리드 속에 이영하는 선발 7이닝 동안 3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3승째(2패)를 수확했다.

박세혁은 상황에 따라 포크볼, 슬라이더, 직구 승부를 위닝샷으로 유도하며 키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7회 2사 만루 위기에서는 과감한 직구 승부로 위기를 넘겼다.

이영하를 무실점으로 지켜낸 박세혁은 "오늘은 타석에서의 성적보다 영하의 호투가 더 기분이 좋다. 그동안 잘 던지기 위해 함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최근 결과가 좋아 다행"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악몽의 4월을 훌훌 털어내고, 공-수에 걸쳐 푸르른 5월을 맞고 있는 국대 포수. 극적인 반등의 비결은 바로 긍정의 마인드에 있었다.

"시즌 초반 안 풀렸는데 열심히 하면 복이 온다는 마음을 품고 밝게 즐겁게 자신 있게 하자고 생각하면서 결과가 따라오고 있습니다. 긴 시즌 많은 경기가 남았는데 좋은 생각만 하다보면 마지막 순간에 웃고 있겠죠."

두산의 가을야구 DNA까지 품고 있는 국대 포수. 공수주를 겸비한 FA 시장의 최고 알짜 포수로 차곡차곡 가치를 쌓아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