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기 위해 뜬공 하나만 보고 펜스 충돌도 피하지 않은 포수가 있었다.
경기에서는 아쉽게 패했지만, 베테랑 포수 강민호의 투지가 빛났던 경기였다.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주중 3연전 첫 경기가 펼쳐진 1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지난 주말 부산 원정에서 롯데와의 3경기를 모두 따내며 스윕승에 성공한 삼성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선발 투수로 백정현을 내세웠다.
1회 추신수를 삼진, 김강민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깔끔하게 이닝을 끝내는 듯싶었던 백정현은 최정에게 2루타, 한유섬에게 안타를 맞으며 2사 1,3루 위기에 처했다. 크론과 6구까지 가는 승부 끝 적시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허용했다. 이후 최주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지만, 박성한을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길었던 1회를 마쳤다.
2회 2사까지 잘 잡은 백정현은 추신수에게 비거리 130m 중월 솔로포를 맞았다, 6회 투구 수가 많아지며 최정과 한유섬에게 두 타자 연속 볼넷을 내준 뒤 임대한에게 마운드를 넘겼지만, 백정현은 선발 투수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
이날 베스트 구위가 아니었던 선발 투수 백정현이 5회까지 마운드에서 버틸 수 있었던 힘은 포수 강민호의 노련한 리드와 투지 넘치는 플레이 덕분이었다.
4회초 1사 SSG 박성한의 내야 뜬공을 어떻게든 잡기 위해 더그아웃 앞 펜스에 충돌했던 포수 강민호는 경기를 지켜보던 삼성 선수단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펜스에 설치된 선수 보호용 쿠션에 강하게 부딪힌 강민호가 한동안 쓰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앞에서 이 장면을 본 수아레즈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강민호의 상태를 살폈고 다행히 큰 부상 없이 일어난 강민호를 보고 활짝 웃었다.
이어진 승부에서 박성한을 2루 땅볼 유도하는 데 성공한 강민호와 백정현 배터리. 하지만 빠른 발을 가진 박성한이 1루 베이스를 먼저 지나쳤다.
이때 수비 커버에 들어갔던 강민호는 1루 더그아웃에 있던 SSG 선수들을 위협(?)하며 아쉬운 마음을 표출했다.
1사 1루. 오태곤을 2루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이흥련 타석 때 1루 주자 박성한이 2루 도루를 시도했지만, 포수 강민호는 2루수 김지찬이 잡기만 하면 태그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한 송구로 주자를 지워냈다.
김원형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원심 그대로 아웃이었다. 판독이 진행되는 사이 강민호는 같은 포지션인 이흥련에게 송구 강의까지 하는 여유를 보였다.
경기 초반 흔들리는 선발 투수 백정현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준 강민호의 노련한 리드와 투지 넘치는 플레이가 돋보였던 경기였다.
팀을 위해서라면 몸을 아끼지 않는 베테랑 포수 강민호의 분투에도 삼성은 아쉽게 패하며 6연승 도전에는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