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유럽에 연착륙한 '괴물' 김민재(26·페네르바체)가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부상 때문이다. 페네르바체는 7일(이하 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김민재가 오른발 복사뼈 통증 치료를 위해 귀국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해 여름 중국 베이징 궈안을 떠나 페네르바체로 이적한 김민재는 입단하자마자 팀의 핵심 수비수로 자리잡으며, 31경기에 나섰다. 시즌 종료 불과 3경기가 남았지만, 김민재는 아쉽게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다.
사실 김민재의 오른 발목 통증은 꽤 오래전부터 진행됐다. 2020년부터 통증을 느끼며, 깁스 여부를 두고 고민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 여름 전격적으로 유럽행이 결정됐고, 곧바로 주전으로 자리잡은데다, A대표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까지 겹치며 쉽게 치료에 들어갈 수 없었다.
염증치료를 받으며 버티던 중, 4월 초부터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 지난 주부터는 계단에 오를때도 통증을 느꼈다. 치료가 필요했지만,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당장 9일 베식타슈와의 중요한 이스탄불 더비가 있었다. 현재 2위인 페네르바체는 유럽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핵심 수비수' 김민재가 절실했다. 페네르바체 내부에서 여러 의견이 오가던 중, 구단주가 직접 나섰다. 통 큰 결정을 내렸다. 선수 보호가 우선이라며, 한국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전격적으로 김민재의 한국행이 이루어진 배경이다.
김민재 입장에서도 어려운 결정이었다. 김민재는 현재 유럽 빅리그 클럽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그가 나서는 경기마다 빅클럽 스카우트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당장 베식타슈전에도 여러 스카우트들이 직접 김민재의 경기를 지켜볼 예정이었다. 이적만 생각한다면 참고 뛸 수도 있었지만, 김민재에게 더욱 간절한 목표가 있었다.
바로 '월드컵'이었다. 김민재는 아쉽게 부상으로 지난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나서지 못했다. 이번 카타르월드컵이 생애 첫 월드컵이다. 평소 태극마크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인 김민재는 이번 월드컵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빅리그의 러브콜을 뒤로 하고 터키행을 택한 이유도 보다 많은 경기에 나서기 위해서였다. 이번 부상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악화될 경우, 자칫 또 한번 본선행이 좌절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컸다. 유럽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뒤로하고 한국에 온 이유다.
김민재는 곧바로 치료를 받을 계획이다. 수술 여부도 조만간 결정된다. 발목에 돌아다니는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을 경우, 회복까지 통상 빠르면 2주, 길면 2달 정도 걸린다. 때문에 일단 벤투호의 6월 A매치 4연전은 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파울루 벤투 감독 역시 현재 상황을 체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선이 중요한만큼 무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가 최종예선 10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한 핵심 중의 핵심인만큼, 벤투호 입장에서는 새로운 센터백 조합 발굴이 이번 4연전의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민재가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을 경우, 회복에 전념한 뒤, 6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페네르바체의 프리시즌에 '일단'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빅리그 클럽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만큼 천천히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