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초반 허무하게 무너지지 않는다. 중반까지 안정적으로 흐름을 끌고 간다. 요즘 KIA 타이거즈 '선발야구'가 그렇다.
KIA 우완 파이어볼러 한승혁은 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1자책)을 했다. 시속 150km 빠른 공을 앞세워, 한화 타선을 눌렀다. 제구력 문제로 고전했던 예전의 한승혁이 아니다. 그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타선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KIA는 13대2 대승을 거두고 3연승을 달렸다. 선발투수가 잘 해주면 편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KIA는 6일 한화전까지 1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4월 23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시작됐다. 이의리가 6이닝 3실점으로 잘 던졌다. 24일 히어로즈전에선 한승혁이 7이닝 2실점, 25일 KT 위즈전에선 양현종이 6⅔이닝 3실점(2자책) 호투를 했다. 퀄리티 스타트 릴레이는 4월을 지나 5월로 이어졌다.
선발 로테이션에 약한 고리가 없는 최강 선발진이다. 선발투수 평균자책점이 2.79, KBO리그 전체 1위다. 유일한 2점대다. 18차례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해, 삼성 라이온즈와 이 부문 공동 1위다.
퀄리티 스타트가 반드시 승리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불펜 난조로 내준 경기가 많다. 타선이 부진해 놓친 경기도 있다.
그런데 타선까지 살아나고 있다. 지난 4월 말 박동원이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한 후 4번, 중심타자로 맹활약하고 있다. 타선에 힘을 불어넣었다. 구멍 하나를 깔끔하게 메운 것 같다.
3번 나성범이 꾸준하게 역할을 해주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가 꿈틀대고 있다. 소크라테스는 최근 3경기에서 8안타-7안타-5득점을 쏟아냈다.
김종국 감독은 6일 한화전에서 13대2 대승을 거둔 뒤 "선발투수들의 호투에 타자들이 최근 더욱 집중하면서 좋은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선발 마운드 안정이 타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두 가지가 맞물려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선발 호투가 계속되고 타선 활황세가 이어진다면, 어느 팀을 상대하든 무서울 게 없다. 요즘 KIA가 그렇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