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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영웅? 난 LG팬이었다" 334홈런 레전드에게 '어린이날'이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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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임팩트가 '빡' 먹은 타구는 아니었는데…"

KT 위즈의 창단 첫 어린이날 승리를 이끈 영웅은 담담했다. 1회초 결승 만루포로 팀 승리를 이끈 박병호는 "운이 좋았다"고 답했다.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어린이날 매치. KT는 8대2로 승리했다.

1회부터 6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롯데 선발 스파크맨을 끌어내린 순간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스파크맨은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난타당한 뒤 강판됐다.

경기 후 만난 박병호는 "1회 찬스에 선취점을 내고 싶다는 마음 뿐이었다. 다행히 상대의 실투가 들어왔다"고 답했다.

박병호의 만루포는 스파크맨의 138㎞ 바깥쪽 밋밋한 슬라이더를 그대로 밀어 오른쪽 담장을 넘긴 것. 정확하게 맞은 공은 아니었지만, 박병호의 배트 컨트롤과 힘이 홈런을 만들어냈다. 박병호는 "임팩트가 제대로 빡 먹은 타구는 아니다. 높은 공이 배트 중심에 '퉁'하고 걸린 느낌"이라면서도 "초구에 슬라이더를 노렸는데, 노림수가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2015년 1군 승격 이래 7년. KT가 어린이날 첫승을 거두기 위해 걸린 시간이다.

이같은 징크스에 누구보다 민감한 사람이 바로 선수들이다. 박병호는 "나도 경기전 선수들끼리 하는 얘길 들었다, 결과적으로 어린이팬들에게 큰 선물을 주게 돼 기쁘다"고 했다.

이로써 홈런 7개로 한동희와 함께 공동 1위. 하지만 박병호는 "시즌 종료 한달 남기고 '(타이틀)신경 안쓴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욕심부리지 않는다고 했다.

라모스도 강백호도 없는 상황. '박병호 영입 안했으면 어쩔 뻔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편으론 박병호의 책임감이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박병호는 "오윤석이나 황재균이 잘해주고 있다. 아직 큰 압박감은 없다"면서도 "두 선수가 빨리 복귀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강철)감독님이 소통을 정말 잘하신다. 상황에 따라 농담도 많이 하시고, 선수들이 잘 따른다"는 말도 덧붙였다.

박병호로선 미국에서 복귀한 이래 자신의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2년간의 부진을 벗어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는 "초반 성적이 괜찮다. 예전 잘할 ‹š 타격폼에 조금 변화를 준 덕분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했다.

어린이날을 맞아 박병호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는 너무 오래전이고, 중학교 때 기억이 있다"며 돌아봤다.

"그땐 조인성 선배를 정말 좋아했다. 내가 포수고, LG 팬이었으니까. 특히 LG-두산전을 많이 보러간 것 같다. 외야에서 러닝하는 선발들한테 사인 한장만 해달라고 부탁한 기억도 난다."

박병호는 어린이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에 대해 "어린이 팬들이 많이 져야 지금처럼 야구가 팬층을 확보할 수 있는데…"라며 고민에 빠졌다.

"오늘 경기를 본 KT 어린이팬들이 집에 가서 부모님한테 '야구장 또 가자'고 말하기 바란다. 나는 선수로서 더 노력하겠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