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타율이 채 2할이 되지 않는 8번 타자가 있다. 0-4로 뒤지다가 연속안타로 2-4로 따라 붙고 무사 1,2루의 찬스가 왔을 때 8번 타자 차례가 됐다. 이럴 땐 대부분 번트 작전을 쓴다. 이런 타자에겐 희생번트가 확실시 되기에 상대 수비진도 압박 수비를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LG 트윈스는 그러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그 1할대 8번 타자가 바로 100만달러를 들인 외국인 타자였기 때문이다.
LG는 29일 잠실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서 4대9로 패했다. 4-4 동점에서 8회 2점, 9회 3점을 내주며 졌다.
초반 0-4로 끌려가다가 4회 3점, 5회 1점을 뽑아 동점을 만드는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답답함이 느껴졌다.
3회까지 무득점이었던 LG는 4회초 롯데 선발 글렌 스파크맨을 공략했다. 4번 김현수의 볼넷 이후 채은성 유강남 이영빈의 3연속 안타가 터져 2-4로 추격했다. 무사 1,2루의 찬스가 계속 이어졌다. 이때 8번 리오 루이즈가 등장했다. 올시즌 1할8푼1리를 기록하고 있었고, 전날엔 처음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쉬었다. 2회말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 출루.
무사 1,2루서 8번 타자에게는 대체로 희생 번트나 히트 앤드 런,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 등 선수의 능력치에 따라 다양한 작전을 구사한다. 하지만 류 감독은 루이즈에게 강공을 지시했다. 8번 타자지만 그는 원래 중심을 맡아야 하는 외국인 타자였고, 그런 그에게 타점을 올릴 수 있는 찬스가 왔다. 이 타석에서 좋은 타격을 보이며 타점을 올린다면 그의 자신감도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그는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지만 149㎞의 빠른 직구에 삼진을 당했다. 이후 LG는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1득점을 해 3-4까지 따라 붙었다. 5회말 루이즈에게 다시 한번 찬스가 왔다. 2사 1,2루서 루이즈 차례가 온 것. 류 감독은 이번엔 결단을 내렸다. 그에게 맡기지 않았고 대타 오지환으로 교체됐다. 이번이 승부처라고 봤던 것. 그리고 오지환은 롯데 나균안을 상대로 1타점 우전안타를 쳐 4-4 동점을 만들었다.
이제 개막 한달이 다 돼 간다. 아직도 루이즈는 적응단계일까. 그에게 얼마의 시간을 더 줘야 할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