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코리아 넘버1 투수다."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안우진은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11개) 기록을 세웠다. 5회까지 1안타 2볼넷을 허용했을 뿐, 9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 한화 타선을 숨죽이게 했다. 동점을 내준 6회에도 두 개의 탈삼진을 더 보탰다. 이날 안우진이 찍은 직구 최고 구속은 무려 159㎞에 달했고, 슬라이더 최고 구속도 146㎞를 기록했다. 이런 안우진을 상대로 한화 타선이 동점을 만든 게 특별해 보일 정도.
수베로 감독은 안우진의 투구를 두고 "한국 최고의 투수 아닌가 싶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확실히 좋은 구위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 2, 3의 구종 커맨드까지 제대로 잡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김태연이 직구를 받아쳐 폴대 옆에 떨어지는 큰 타구를 만든 뒤 '뭘 던지는지 보자'는 생각으로 지켜봤는데, 또 직구를 던져 삼진을 잡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굉장히 좋은 선수고, 장래 또한 확실히 밝아 보인다"며 "다른 한국 투수들도 물론 존중하지만, 안우진은 내 마음 속에선 한국 최고의 투수"라고 추켜세웠다.
지난해 8승을 기록한 안우진은 올 시즌 초반부터 위력적인 투구를 펼치면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5경기 32이닝을 던져 2승(2패)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 2.25에 탈삼진 40개로 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투수 중 보기 드물게 150㎞ 후반대 직구를 펑펑 뿌리면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 받았던 제구 문제도 확실히 극복한 모습. 때문에 올 시즌 안우진이 키움의 국내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수베로 감독에게도 안우진의 투구는 적잖은 여운을 남긴 눈치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