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홈런인줄 알았는데 잡힌다."
올시즌 프로야구 최대 화두는 스트라이크존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스트라이크존 정상화를 선언했고, 이에 맞춰 심판들은 훨씬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을 기준으로 판정을 하고 있다.
타자들이 신음하고 있다. 볼인줄 알았던 공이 스트라이크로 바뀌니, 이전보다 투수 공략이 훨씬 힘들다. 타자들이 하도 화를 내니, KBO 허구연 총재는 스트라이크존 긴급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그런데 타자들이 고충을 겪는 문제가 또 있다. 바로 공인구 반발력이다. 현장에서는 "스트라이크존 문제로도 힘든데, 반발력까지 떨어지니 타자들은 죽으라는 건가"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이번 시즌 홈런수가 급감했다. 지난 시즌 개막 후 101경기 기준 159개의 홈런이 나왔는데, 이번 시즌은 98경기 101개에 그쳤다. 스트라이크존이 영향을 미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반발력 문제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홈런이 덜 나온다. 작년에는 4~5점 앞서고 있어도 경기 운영이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올해는 경기 후반 4~5점 리드면 안정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장타가 안나온다는 얘기다. 내가 봐도 정말 제대로 걸렸는데, 펜스 앞에서 잡힌다. 타자들은 이를 직접적으로 느낀다. 선수들이 반발력 얘기를 조금씩 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타자들은 어떤 느낌일까. A구단 간판 타자는 "배트 스윗스팟에 공이 맞으면 '탕'하고 공이 튀어나가야 하는데, 올해는 먹히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B구단 4번타자도 "확실히 공이 덜 날아간다. 홈런인줄 알았는데, 잡힌다"고 밝혔다. 물론, 개인적으로 느낌이 달라 이에 둔감한 선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많은 구단 선수들이 반발력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게 틀림없는 현실이다.
실제 수치상으로도 반발력이 줄어든 게 맞다. 지난해 4월1일 기준 공인구 검사 결과를 보면 반발계수가 평균 0.4190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검사 결과를 보면 0.4061로 떨어졌다. 물론 합격 기준에는 든다. 반발계수 합격 기준은 0.4034~0.4234 사이다. 이게 엄청난 차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비거리 1~2m 차이가 펜스 앞에서 잡히느냐, 넘어가느냐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물론 합격 범위에 들어있기에 문제가 될 건 아니다. 또 KBO가 최근 자체적으로 실시한 검사에서는 반발계수가 조금 상승했다고 한다. 계절, 환경에 따라 반발계수는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적게는 10년, 많게는 30년 넘게 야구를 한 선수들이 달라짐을 느낀다고 하니, 이를 감안하고 홈런수 급감에 대한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