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에서 KBO 출신 투수가 평균자책점(ERA) 1위를 차지한 건 류현진이 유일하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인 2019년 29경기에서 182⅔이닝을 투구해 ERA 2.32를 마크,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류현진은 그해 8월 중순까지 1점대 ERA를 유지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유력 후보로 각광받았다. 8월 중순 이후 2경기 연속 7실점 하지 않았다면 1점대 ERA로 사이영상을 받았을 지도 모른다.
올시즌 또 다른 KBO 출신 투수가 ERA 부문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K 와이번스 에이스로 활약했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34)다.
켈리는 26일 오전 10시40분(이하 한국시각) 홈구장 체이스필드에서 다저스를 상대로 시즌 4번째 선발등판한다. 켈리는 올시즌 3경기에서 15⅓이닝 13안타 1실점(1자책점) 18탈삼진을 기록, ERA 0.59를 마크 중이다. 그러나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해 순위권에서 제외된 상태다.
애리조나가 이날 다저스전을 마치면 규정이닝은 17이닝이 된다. 즉 켈리가 1⅔이닝 이상 투구하면 ERA 순위에 들 수 있다.
25일 현재 양리그 통틀어 ERA 1위는 마이애미 말린스 파블로 로페즈다. 그는 3경기에서 17⅓이닝 동안 1자책점을 내줘 평균자책점 0.52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전반기 막판 오른쪽 어깨 회전근을 다쳐 시즌 종료 시점서 겨우 복귀한 그는 올시즌 초반 짠물 투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2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로페즈는 지난 22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7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ERA 1위로 뛰어올랐다.
켈리가 로페즈를 제치려면 완투를 한다 해도 한 점이라도 주면 안된다. 9이닝 1자책점이라면 ERA는 0.74로 나빠진다.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 ERA는 로페즈와 같아진다. 즉 2⅓이닝 이상 던져 무실점으로 막으면 ERA 선두로 올라설 수 있다.
켈리는 지난 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서 4이닝 4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시즌 첫 등판을 마쳤고, 1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5⅓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또다시 호투했다. 이어 지난 21일 워싱턴 내셔널스를 상대로 6이닝 6안타 1실점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기세가 좋다.
특히 이날 다저스 선발이 에이스 워커 뷸러라 팽팽한 투수전도 기대된다. 뷸러는 올시즌 3경기에서 15⅔이닝을 투구해 1승1패, 평균자책점 4.02를 마크했다. 아직은 지난해와 같은 압도적인 컨디션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다저스는 프레디 프리먼, 트레이 터너, 코디 벨린저 등 최근 타격감이 오른 타자들이 수두룩하다. 게다가 켈리는 2019년 애리조나에 입단한 이후 다저스 상대로 통산 7경기에 등판해 ERA 4.58을 올리며 4패만 당했다. ERA 1위 탈환, 다저스 상대 첫 승이 걸린 일전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