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내가 지도한 게 아니라, 배우는 경기였다."
안양 KGC의 김승기 감독은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경외심을 표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KGC는 2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 수원 KT와의 홈경기서 83대77로 승리했다. KGC는 1차전 패배 이후 2연승을 달리며 오히려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날 안양실내체육관은 올시즌 월요일 기준 최다 관중(3417명)을 기록해 기쁨을 더했다. 종전 최다 기록은 2045명이었다.
이날 KGC 선수들은 정말 맹렬했다. 순간 순간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김 감독이 예고한 대로 상대를 질식시킬 듯한 수비와 몸을 사리지 않는 리바운드 전쟁에서 부족함 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김 감독은 "우승을 해봤던 DNA"를 강조하면서도 "선수들이 너무 잘 뛰어줬다. 내가 지도했다기보다 배운 게 많은 경기였다"며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 요지.
-승리 소감은.
▶또 해내내요. 다윗과 골리앗 싸움에서 다윗이 이겼다. 4강을 시작하지 전까지만 해도 6강을 3연승으로 올라와서 KT와 조금만 차이 나면 해볼 수 있다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전력 차이이 많이 난다고 생각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 선수들이 그런 내 생각을 바꿔준다. 오히려 내 자신감을 키워줬다. 또 한 번 배우게 된다.
-어떤 선수에게 배우고 싶은가.
▶전체적으로 선수들 모두다. 안될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우승을 해 본 선수들이 해낸다. 나무랄데가 없다. 너무 잘해주고 있다. KT를 상대로 이렇게 경기하는건 내 생각에도 선수들이 너무 잘한다. 내가 지도를 받은거 같다.
-오늘 맹활약한 오세근을 6년 전과 지금을 비교한다면.
▶6년 전이 낫지 않을까. 지금도 잘하지만 MVP를 받았던 그때 막을 자가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6년 전과 똑같지 않을까.
-트랩수비, 헤지 등을 적절하게 가동했다. 선수들 체력에 대한 고민은 없나.
▶체력 문제는 없고, 선수들이 신나서 하는 것 같다. 내가 오히려 힘들다. 특히 오세근이 오늘 많이뛰었다. 하지만 오늘 패하면 내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모든 걸 걸고, 무조건 이겨야 했다. 선수들 몸 상태를 보고 다시 준비하겠다.
-오늘 자유투가 저조해서 마음 졸였을 것 같다.
▶우리도 KT도 양쪽 다 그렇지 않을까. 선수들 자신감 떨어질까봐 얘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웃으며)전성현이 시작 자유투 2개를 못넣으면서 다른 선수들도 말린 것 같다. 안양=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